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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몽 Jan 21. 2022

번개는 도대체 뭘까? : 電(번개 전), 雷(우레 뢰)

과학 이야기와 함께 이해하는 한자

목차

1. 번개의 존재감

2. 번개는 어떻게 치나?     

3. 번개가 지그재그로 치는 이유     

4. 번개가 잦으면 풍년이 든다

5. 電(번개 전)

6. 雷(우레 뢰)와의 차이



1. 번개의 존재감


우르르 쾅쾅 세상을 부술 듯한 우렁찬 소리, 그리고 똑바로 보기 힘들 정도로 눈부신 섬광과 함께 지상을 강타하는 무시무시한 번개. 새까만 밤이 되면 번개가 주는 공포는 한층 더 높아진다. 초등학생 시절 언덕길에 있는 친구네 집에서 늦게까지 놀다가 귀가하는데, 번개가 매섭게 치는 바람에 이러다가 번개에 맞을까 봐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다. 쇠로 이루어진 우산이 번개의 전도체라는 것은 어디서 주워듣고 우산까지 내던진 채. 번개는 천둥을 동반하기에 시각, 청각을 모두 지배해 지독한 공포감을 준다.


그래서일까 세계 곳곳에 퍼진 여러 신화에서 천둥번개와 관련된 신은 보통 신들 중에서도 최고 신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제우스, 북유럽 신화의 토르, 인도 신화의 인드라, 슬라브 신화의 페룬 등등.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토르'에서 보여주는 번개의 무시무시한 힘. 일단 번개 이펙트는 시각적인 효과 중에서도 강렬하기로 최고다.


물론 동양의 최고 신은 번개를 다루지는 않는다. 동양은 하늘 자체를 인격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 천(天) 사상이 발달했기에 번개를 포함한 모든 자연현상을 상징하는 신들은 하늘의 신인 천제(天帝)의 하위 권속이었다.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민간에서는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 곧 벽조목이라고 불리는 재목은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여겨져 염주와 묵주 등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벼락을 다스린다는 벼락 장군은 무당들의 몸주로 숭상되어져 현재도 많은 신당이 있다.


민간에서만 번개를 이렇게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었다. 앞서 말한 천 사상 때문에 왕조에서는 천둥번개도 일식과 월식처럼 왕의 통치에 대한 하늘의 경고로 여겨져 근대 가까이까지 공포스러운 존재였다.(일식과 월식에 대한 글은 여기를 참조) 가령 고종 9년 10월 16일 고종실록에는 사헌부와 사간헌에서 고종의 잘못을 지적한 상소에 대해 고종이 답변한 이런 말이 보인다.


“한 해 동안의 수확을 모두 거두고 쌓는 계절에 이러한 천둥번개의 괴변이 있으니, 인자하신 하늘께서 반드시 이러하신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스스로 그 이유를 돌아보건대 허물이 분명히 나에게 있어서이니, 대신들이 나의 허물을 타이르고 힘써 고치게 하려는 말들을 유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모든 문화권에서 이렇게 번개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도대체 발생 이유를 모르겠는 이 무시무시한 자연현상을 어떻게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고오기 위해서였다. 신의 분노나 하늘의 경고 등으로. 그러나 오늘날은 과학이 발달한 시대이다. 우리는 고대인들과 다른 관점으로 번개를 이해할 수 있다.





2. 번개는 어떻게 치나?    


먼저 번개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우리는 보통 비가 내릴 때 이따금 번개가 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렇게 번개는 보통 적락운(積亂雲)이라고 불리는 수직 형태의 소나기구름에서 나온다. 솜사탕처럼 푹신푹신해 보이는 구름이지만 사실 그 내부에는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구름의 10종 형태 중 적란운 형태에서는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히고 깨져가며 어마어마한 에너지 마찰 전기가 발생한다.


이 전기 에너지들은 적락운의 상층부에서 양전하, 하층부에서 음전하로 모이게 되는데, 양과 음은 서로 끌어당기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전압이 일정 수준을 넘어버리면 더는 적락운 내에서 감당이 불가능해져 방출해 버릴 수 밖에 없게 된다. 번개란 구름 속 전자들이 외부로 유출되어 버리는 순간적인 방전 현상이다. 또한 이 에너지가 폭발하듯 방출될 때 나오는 우렁찬 소리가 바로 천둥(우레)이다. 우리는 번개가 땅으로만 꽂힌다고 알고 있으나, 사실 대부분은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친다.


번개가 치는 이유


예로부터 번개를 두고 ‘몹시 빠른 속도’를 말하는 전광석화(電光石火), ‘아주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뜻하는 뇌봉전별(雷逢電別) 등의 성어가 있었다. 번개가 2초 내에 끝나는 아주 짧은 현상이기 때문에 이 속성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나 눈 한 번 깜빡하는 사이에 치고 끝나는 것 같은 번개도 초고속 카메라로 보면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번개에게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번개


초고속 카메라로 번개를 찍은 영상을 살펴보면 처음에 번개가 거꾸로 든 나뭇가지처럼 천천히 내려오다가 뒤늦게 앞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게 빛을 번쩍 뿜어낸다. 그런데 후자의 빛을 자세히 보면 번개가 밑에서부터 위로 솟구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앞서 말했다시피 번개는 구름 내 포화된 양전하와 음전하가 터져 나온 것이다. 번개가 칠 때 음전하가 보통 0.02초 동안 지상을 향해 내려오게 된다. 하지만 음양은 계속 끌어당기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법. 하늘에서 내려온 음전하에 응해 지표면 중 특히 높은 곳에 양전하가 모이게 된다. 마침내 음과 양 둘이 만나는 순간 강력한 전기가 흐르며 엄청난 양전하가 0.00007초 동안 하늘을 향해 거꾸로 솟구쳐 버리게 된다. 즉 번개란 음양의 전하가 왕복하는 현상이다. 앞의 천천히 내려온 낙뢰를 선도 낙뢰, 뒤에 솟구쳐 오르는 눈부신 빛을 귀환 낙뢰라고 부르는데 우리 눈으로는 보통 선도 낙뢰를 볼 수 없다.


그런데 또 하나 번개가 내려오는 모양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 왜 하필 번개는 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의 모양일까?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해리 포터>의 주인공인 해리가 이마에 가지고 있는 번개무늬 형태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한눈에 알아본다는 걸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번개는 특이한 모양으로 친다. 여기에는 자연의 다른 비밀이 숨어 있다.


해리 포터의 상징인 번개무늬 흉터





3. 번개가 지그재그로 치는 이유


능력자들을 주제로 한 만화나 히어로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익숙한 장면이 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주인공 앞에 주인공의 힘과 상극인 힘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대개 그 존재는 주인공보다 더 강하고, 주인공이 가진 힘의 속성으로는 도저히 이기지 못할 속성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주인공의 힘을 흡수해 오히려 자신의 힘을 불리기도 한다. 이 도저히 이기지 못하는 적 앞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행동할까?


이런 장르에 익숙한 사람들은 바로 알만한 대사가 있다. 위기에 처한 주인공은 항상 멋있게 씨익 웃으며 “막을 테면 막아봐”라며 이른바 네 힘이 쎈가 내 힘이 쎈가 시험해보자며 모든 힘을 쏟아붓고, 마침내 주인공 보정을 받아 승리하고 만다. 적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주인공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좌절한다.


판타지 웹툰서 바로 찾아낸 클리셰 장면(출처 : 다음 웹툰 후크)


갑자기 장르가 전환되는 것 같지만, 이 이야기는 번개가 지그재그로 치는 원리와 관련되어 있다. 적락운과 지상 사이를 메운 공기는 원래 전기가 통과할 수 없는 물체, 바로 절연체이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번개는 원래 공기를 통과할 수 없어야만 하지만, 언급한 능력자물 비유처럼 번개는 무식할 정도로 엄청난 힘으로 절연체인 공기를 뚫어버리는 것이다. 번개가 한 번 칠 때 전압은 10억 볼트고, 전류로만 따지면 5만 암페어로 태양 표면의 4배에 해당하는 온도라고 한다. 능력자물을 보며 뻔한 이야기라고 헛웃음을 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번개는 정말로 지구에서 그 어떤 절연체로도 막을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자신의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전하를 띄게 되는 상태를 ‘이온화라고 칭한다. 공기는 원래 절연체였지만 고전압에 노출되면 속성이 변해 절연성이 낮은 이온 상태가 되어버린다. 바로 전기, 곧 번개가 지나가기 좋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젖은 손으로 콘센트를 만지면 감전되는 것이 상식인 것처럼 습기 또한 번개가 선호하는 먹이다. 아무리 번개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도 절연체인 공기를 한 번에 뚫기는 쉽지 않다. 번개는 2초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기상 조건 속에서 습도가 높고 이온 상태로 잘 변한 공기를 탐색해 지상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는다.  이런 번개의 움직임이 바로 지그재그다. 길을 효율적으로 찾기 위해 전하가 나누어지는데,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해 방전 현상을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잔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프랑스 남부 소흐그(Sorgue) 지역에서 촬영된 하트 번개 (출처:Insight)


처음 낙뢰가 느리게 내려오는 것이 바로 이 길을 찾는 과정이며 후에 섬광이 일 정도로 번쩍일 수 있는 것은 이미 찾은 길로 단순에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번개가 절연체를 통과한 길을 보여주는 이 모양은 비단 하늘을 수놓을 뿐만이 아니다. 이따금 나무, 유리, 지표면, 심지어 짐승이나 사람에게조차 그 흔적을 남긴다. 이를 독일어의 ‘나뭇잎’을 말하는 말에서 가져와 ‘리히텐베르크 모양(Lichtenberg-Figuren)’이라고 부른다. 유리에 남은 것은 예쁘게 보이지만, 사람에게 남은 것은 충격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사진은 가져오지 않고 궁금하다면 검색을 추천한다.


리히텐베레르크 모양을 통해 대상의 이온화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4. 번개가 잦으면 풍년이 든다     


구약성경 욥기 36:30-31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하나님이 번개의 빛을 자기의 사면에 두르시며 (중략) 번개로 식물을 풍유롭고 비육하게 해주시느니라."     


단순히 하나님의 엄청난 권능을 찬양하는 종교 구절인 것 같지만, 왜 하나님이 식물을 성장시킬 때 하필 도구로서 번개를 사용한 걸까? 우리말 속담 중에도 "번개가 잦으면 풍년이 든다"라는 말이 있다. 역시 번개와 풍년을 연관시켰다. 또한 북유럽 신화의 토르, 아즈텍 신화의 틀랄록도 번개의 신이자 동시에 농사의 신으로서 풍요에 관여했다. 옛사람들의 미신이라고 넘어가기에는 거듭 번개와 농사가 연관되는 것이 의심스럽다. 번개가 친 곳에는 왠지 농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과학적 지식이 없는 옛사람들이 착각한 걸까?


우리의 뇌는 단순해서 우연이 중복되는 현상을 보편타당한 진리처럼 일반화시킨다. 그렇다면 번개와 농사의 성공을 연관시킨 것도 단순한 확증편향인 듯싶지만, 놀랍게도 이 믿음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번개가 친 곳은 실제로 지력이 높아져 많은 수확물을 거둘 수 있다.


질소는 식물의 3대 영양소 중 하나로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우리는 흔히 과대포장되어 빵빵한 과자 봉지를 보고 ‘질소 과자’라고 농담을 한다. 질소는 대기의 78% 비율일 정도로 흔해 과자에도 기업들이 아낌없이 넣을 수 있을 정도지만, 정작 식물은 이파리와 줄기를 통해서는 질소를 흡수할 수 없다. 뿌리를 통해 토양의 질소를 흡수하지만,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토양 내의 질소가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연이어 농사를 지었을 경우 1년 정도 토양의 휴식기를 가지거나, 질소를 땅에 고정해주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기생하는 콩과 식물을 길러 지력을 올리게 하는 방법들이 권장된다. 그런데 번개는 단기간에 땅에 질소를 공급할 수 있다.


대기 중의 78%인 질소를 제외하면 21% 산소, 나머지는 아르곤 약이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소량 구성되어 있다. 번개의 강렬한 전압은 대기에서 이 질소를 분해해 땅에 천연비료로 녹아들게 만든다. 번개가 정말로 식물을 비육하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이 방법을 활용한 천연비료나, 플라즈마 농법이 개발되어 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번개를 통해 인위적으로 비료 자체를 만드는 방법은 너무 많은 에너지를 필요해서 비료계에서의 지위는 조금 낮다. 그래도 번개가 땅의 지력을 올리는 것은 불변의 사실. 그래서 한자 電(번개 전)은 雨(비 우)와 田(밭 전)을 합친 모양인 걸까?





5. 電(번개 전)     


한자의 부수는 일종의 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서, 비슷한 한자들의 핵심 뜻을 담당한다. 電(번개 전)의 부수는 雨(비 우)이다. 하늘을 지붕으로 만들어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인데, 雨(비 우)가 들어가는 한자들은 기상 현상과 관계된 뜻을 가진다.



電(번개 전)을 보면 논밭의 모습을 본뜬 田(밭 전)자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앞서 말한 대로 번개가 땅의 지력을 올리기 때문에 田(밭 전)을 넣었구나 생각하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완벽한 田(밭 전)의 모습이 아니라 꼬리가 나와 있는 모양새(电)이다. 田(밭 전)이 온전히 들어간 한자는 雷(우레·천둥 뢰)라고 하여 따로 있다. 그렇다면 電(번개 전)은 어디서 번개의 모습을 따온 걸까?



电(끌다 예)는 원래 申(거듭 신)이다. 田(밭 전)을 꼬챙이로 꿰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원래는 번개가 지그재그로 치는 모습을 본뜬 한자이다. 우리는 이미 번개가 왜 치는지를 과학 현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해했으나, 고대인들이 보기에는 번쩍이는 번개는 마치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신을 말하는 神(귀신 신)은 원래 申(거듭 신) 단독으로만 사용했다가 후에 제단(示)을 더했다. 여기서 申이 ‘거듭하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가 보통 신에게 거듭하여 소원을 비는 데에서 착안한 것이다.


대만의 학자 랴오원하이 같은 경우에는 申을 무릎 꿇고 두 손으로 공손히 향을 움켜쥔 채 신에게 제례를 지내는 모습이라고 본다. 비(雨)를 내려달라고 신에게 정성껏 기우제(申)를 지냈고, 번개의 빛을 신의 응답으로 여겨 두 글자를 합쳐 電(번개 전)의 형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래의 소전 형태를 볼 때 이 설도 합리적인 면이 있는 것 같지만, 최초로 한자가 만들어졌을 때는 모양을 그대로 본뜨는 상형자가 많은 만큼 전자가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한다. 소전은 진시황 시절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전의 글자들을 정리하는 데만 주력했기에 글자가 처음 만들어질 때의 원리를 잃어버린 것이 많다.






6. 雷(우레 뢰)와의 차이


우레란 천둥을 순우리말로 부른 것이다. ‘천둥’은 원래 하늘이 움직였다는 뜻의 천동(天動)이다. 앞서 적락운 내에 포화된 양과 음의 전압이 유출될 때 나오는 소리가 우레라고 설명했다. 번개는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 우레는 보이지도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고대인들은 어떻게 글자로 표현하려고 했을까?


잠깐 옛날 문인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계곡 장유는 조선 중기의 문신인데 그가 쓴 시 중 하나가 뇌굉굉(雷轟轟)이다.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 퍼붓듯 내리는 비 / 雷轟轟 雨滂滂(뇌굉굉 우방방)”

(출처 : 고전번역원 계곡선생집 제26권)


뇌굉굉이란 우레 소리를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레가 울리는 소리를 묘사한 굉굉은 轟(수레소리 굉)이란 글자를 중복으로 두 번 쓴 것인데, 이 글자는 또한 車(수레 차)라는 글자를 3번 쓴 것이다. 즉 뇌굉굉이라는 말 안에는 6대의 수레가 들어가 있으니 글자만 봐도 시끄럽지 않나!



이제 다시 雷(우레 뢰)로 돌아간다. 이 글자는 우레라는 시끄럽고 요란한 소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田을 글자 그대로 ‘밭’이 아니라 수레바퀴의 모습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옛날 수레는 바퀴가 덜렁거리며 시끄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레를 묘사할 때 많이 사용되었다.


우레를 묘사한 옛 글자들을 살펴보자. 고대인들은 번개를 하나의 인격체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끄러운 우레를 번개의 신이 수레를 거느리고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것이 또한 電(번개 전)의 申을 번개의 형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의 또 다른 이유다. 번개와 우레가 어떻게 따로 놀 수 있나?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고전번역교육원

百科知識中文網

랴오원하이, 한자나무, 교유서가 출판 2021

오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웨일북 출판 2019

번개와 벼락의 차이는?(이정호, 한겨례, 2007.11.09) 

자연과 식물에 풍요로운 ‘번개’의 신비(소정현, 모닝 선데이, 2019.09.20)

번갯불로 농사를?…‘플라스마 농법’이 온다(이근영, 한겨례, 2019.03.11)

천둥번개의 원리는 뭘까?(한국전기연구원,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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