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야기 2 - 출장은 출장일 뿐 여행이 아니다
직장의 이해
이번 출장지는 벵갈루루와 델리이다.
출장이나 여행을 좀 다녀 본 사람들은
내가 델리를 간다고 하자 "오, 타지마할!",
"시간 내서 타지마할도 다녀와봐" 그랬다.
하지만 나는 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걸.
애초부터 못 간다고 생각해야 서운함이 안 생긴다는 걸 말이다.
출장이라는 것이 그렇다.
관광지나 유적지가 있는 바로 그 도시로 출장 갔지만
공항 호텔 사무실만 오가느라 관광을 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것을 운에 맡겨야 한다.
업무가 그렇게 안 바빠야 하고, 동선이 잘 맞아야 하고, 주말이 끼어있어야 하고, 어르신이 동행하지 않아야 하고 등등
이스라엘에서 한 달 넘게 머물렀지만 예루살렘과 사해를 제대로 가보질 못했다. 바르샤바를 갔지만 유일한 관광거리인 쇼팽의 심장을 보지 못했다.
하노이를 갔지만 수상인형극 하나 못 봤다.
다행스러운 건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로 출장 가서 비행기 타기 전에 태양의 서커스를 관람했으나 며칠 밤샘업무로 불이 꺼지자마자 눈도 같이 감겨 완전히 블랙아웃이 됐다는 동료 이야기는 출장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웃픈 에피소드이다.
이럴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문장들이 있다.
"출장은 일하러 가는 것일 뿐 여행과 혼돈하지 말자.", "관광지는 여행으로 가는 것이다."
이번에 타지마할은 못 갈 테지만 서운해하지 말자.
그래도 예전에 운이 좋아 잠깐이라도 둘러본 나라들이 있기에 덜 서운하다. 오랜만에 추억을 곱씹어 봐야겠다.
다음은 출장 다니며 발도장 찍어봤던 곳들이다.
인도 뭄바이 타타호텔, 인디아게이트
베트남 전쟁박물관 구찌터널
독일 쾰른성당 괴테하우스
영국 윈저궁
러시아 붉은 광장, 성 바실리성당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