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ppricot 프로젝트 Sep 26. 2021

나를 만드는 기록 -가계부편

기록의 UX |뱅크샐러드부터토스,네이버페이까지

우리는 매일 기록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결제하고 쿠폰을 받는 것. 친구와 밥을 먹고 돈을 송금하는 것 모두 내가 남긴 오늘의 기록이다. 내가 움직이고, 기록하고, 기록이 쌓인다. 기록이 쌓여서 나를 만든다.

어떻게 하면 나의 남은 기록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기록을 보고 오늘의 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기록의 UX, 내가 관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하는 다양한 기록의 방식을 시리즈를 이어가 본다.

그 두 번째, 가계부편.



나를 만드는 기록 - 가계부편


"어떻게 하면 자산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을까?"

일을 시작한 이후 매월 월급을 받으며 어떻게 하면 자산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게 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덜 쓰는 것인데, 현금이 아니라 여러 은행들의 카드를 사용하면서 내 지갑에 얼마가 남아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쓴 내용을 매번 가계부에 수기로 기록하자니 귀찮고. 은행을 연결하여 여러 내역을 한눈에 보여주는 가계부 플랫폼을 찾고 사용해보았다. 유랑민처럼 떠돌아본 끝에 결국 현재의 가계부에 정착했다. 아래에는 총 3가지 유형별 가계부, 자산관리 서비스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뱅크샐러드

가계부에 충실하게, 내가 원하는 대로 예산 기록을 편집하기

뱅크샐러드는 처음 월급을 받고 가장 먼저 사용해보았던 서비스이다. 가계부 서비스가 메인인 만큼 예산과 사용 내역 관리에서 섬세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한 달 예산을 시작할 수 있는 날짜를 설정하거나, 카테고리별로 예산을 설정하고 사용 내역을 분류할 수 있는 기능 등등.

앱이 개편되면서 가계부에 카드나 보험 광고를 함께 끼워 넣어 매우 사용하기 불편했던 시기도 있었다.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서비스를 활용해보기도 했지만, 가계부 기능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어 돌고 돌아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뱅크샐러드 화면

첫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총 자산

매일 출근하며 어느 계좌에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때 뱅크샐러드 앱을 켠다. 첫 화면에 총 자산과 계좌가 나와서 한눈에 내가 모은 돈, 사용할 수 있는 돈을 파악할 수 있다. 생활비, 쇼핑비, 자동이체비 모두 다른 계좌에 넣어두고 그 안에서 활용하고 있어서 여러 계좌의 돈이 한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연동해 둔 은행의 예금, 적금 내역도 전부 보여주기 때문에, 자동이체로 적금 금액이 나가도 어느 통장으로 돈이 이동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뱅크샐러드도 '소비'가 아니라 '이체' 내역으로 분류해준다. 뱅크샐러드의 가장 큰 장점은 이 계좌에서 저 계좌로 돈이 이동한 내역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예산과 카테고리 설정

뱅크샐러드는 한 달 총예산을 설정하고, 그 예산을 카테고리별로 나눌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식비에 한 달 250,000원, 쇼핑비에 200,000원, 간식비에 100,000원과 같이 나눌 수 있다. 같은 카드로 결제했더라도 내역에 따라서 식비, 쇼핑비, 간식비에 따라 내역을 분류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내가 한 소비를 파악하고 내가 돈을 어디에 많이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렇게 많이 썼지? 싶다가도 각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사용 내역을 볼 수 있어 내가 전부 이 돈을 썼구나 - 하고 확인할 수 있다.

설정한 예산을 위해서 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을 계산해 주기도 한다. 한 달 예산이 150,000원 남았다면 남은 12일 동안 하루 예산이 12,500원이라고 알려준다. 물론 늘 예산보다 더 쓰는 경우가 많지만, 남은 돈을 알려주는 기능은 소비를 줄이는 경각심을 준다.


일일이 연결해야 하는 은행/카드 계정

어찌 보면 뱅크샐러드를 이용하는데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체, 소비 기록을 가져오기 위해 내가 원하는 은행과 카드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하나하나 입력해야 한다. 사용하는 은행이 3~4개라면 더더욱 번거롭다. 공동인증서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인증서를 옮겨와야 하고 어쩐지 잘 되지 않아 결국 모든 은행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약 8번 정도의 본인 인증을 통해 찾아냈다. 만약 내가 비밀번호를 변경한다면? 뱅크샐러드에 돌아와 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한 번 연동하면 소비 내역은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어서, 장벽이 높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서비스. 상세한 가계부가 필요하다면 뱅크샐러드를 추천하고 싶다.




2. 토스

알아서 나를 분석하고 알려주는 토스

토스는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내는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소비내역 확인, 포인트 적립, 주식 거래까지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이다. 가계부로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다운로드하였는데, 처음 앱을 다운로드하는 순간부터 은행/카드를 연결하기까지 매우 매끄러워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어디에 돈을 썼는지 내역을 확인하는 목적에 충실해서, 예산을 정해 소비를 줄이는 가계부의 기능과는 조금 다르다.


토스 화면

매달 나가는 돈, 알아서 착착

나와 자주 거래가 있는 대상과 금액을 인지해 '매달 나가는 돈'으로 분류해준다. 통신비,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 구독, 정기적으로 나가는 운동 결제 금액 등을 모아서 납부 예정일을 보여준다. 이미 납부되었다면 '8일 완료'와 같이 어느 날짜에 납부했는지도 알려준다. 과거 내역을 보고 챙기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놓인다.


가계부 시작일은 언제나 1일

가계부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월급이 24일에 들어오는 만큼 나의 소비는 25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1달을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토스는 월이 시작하는 날짜를 내가 선택할 수 없다. 25~30일까지 큰 지출이 여러 개 나가는데, 1일부터 새로 소비 내역을 보여주어 이미 사용한 큰 지출을  간과하게 된다. 이번에 받은 월급에서 남은 돈, 내가 사용 가능한 돈을 파악하기 어렵고 그래서 돈을 더 쓰게 된다. 

또 토스는 각 카테고리별 예산을 내가 정하는 기능이 없다. 미리 계획하고 절제하는 가계부가 아니라 "돈 쓴 내역", 내가 가장 많이 쓴 순서대로 소비를 보여준다. 소비를 '줄이는' 가계부의 기능으로는 조금 아쉽다. 


쉬운 은행과 카드 연동

은행을 연결할 때 바로 본인인증을 통해 아이디를 찾아주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경우 토스 앱에서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도록 연결해준다. 다른 앱은 연동할 때 비밀번호가 틀리면 해당 은행에 들어가 변경하고 돌아와야 하는데, 토스는 바로 대안을 제시하고 모든 과정을 연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은행 3개를 연결하는데도 오래 걸린다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예산 조율이 아니라 소비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토스를 너무나도 추천한다. 어느 카드로 얼마나 결제했는지 파악하기 쉽게 한눈에 보여주는 최고의 UX!




3. 네이버페이

자산보다는 포인트, 어디서든 결제하고 포인트 쌓기

네이버페이는 가계부라기보다는 결제 수단에 가깝지만, 포인트를 위해 하나 둘 사용하다 보니 어느새 모든 온라인 결제를 네이버페이로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쇼핑하고 결제한 내역을 확인할 때 네이버페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결제한 비용을 회사에 영수증으로 제출해야 할 때, 환불한 내역을 할 때의 과정이 너무 편하고, 결제할 때마다 포인트를 쌓을 수 있어서 계속 네이버페이에 스며들고 있다.


모든 결제를 네이버페이로

알라딘, 교보문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올리브영, 배달의민족 등 다양한 곳에서 온라인 결제를 할 때 네이버페이를 사용한다. 특히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충전하고 결제하면 더 많은 포인트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실물 체크카드로도 네이버페이 포인트 1%를 쌓아주는 것을 사용하니 한 달에 쌓이는 포인트만 8,000원 가까이 된다. 쇼핑을 얼마나 했는지 파악하려면 네이버페이 '결제내역'에 가면 전부 확인할 수 있다.  반품을 할 때도 결제했던 내역에 들어가 반품 버튼만 누르면 된다.


송금보다는 결제, 자산보다는 포인트

네이버페이는 계좌 사이에 이체 내역을 확인하기보다는 결제한 내역을 확인하는 곳에 가깝다. 또 아직은 수입, 지출을 확인하는 기준이 '포인트' 여서, 포인트를 충전해서 사용하는 내역을 현금처럼 보여주어 두 가지가 혼동을 준다. 홈 화면에서 포인트 말고도 수입과 지출을 더 명확히 알려주면 소비 내역을 확인하기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라인 결제를 많이 한다면 안 사용하는 게 손해일 정도. 포인트를 많이 쌓아준다는 강력한 이유가 있어서 계속 사용하게 되는 서비스이다.


돈을 사용한 기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돈을 사용하고 모으느냐이니까.


가계부인지, 송금인지, 포인트 적립 등 서비스마다 집중하는 영역에 따라 소비 내역을 보여주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다른 은행의 내역을 확인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모든 앱이 '자산 관리'를 목표로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디테일인 것처럼, 돈을 다루는 만큼 나를 더 긍정적으로 이끌어주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더 다양한 기능이 생기면 좋겠다. 돈을 사용한 기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돈을 사용하고 모으느냐이니까.


에디터 Crumb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