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리콧 에디터들의 앱 취향 공개
UX 프로젝트 애프리콧은 크고 어려운 UX를 한 입 크기로, 작은 부분부터 쪼개서 맛있게 살펴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칩(Chip), 크럼블(Crumble) 두 명의 에디터들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Chip: 안녕하세요!
Crumble: 안녕하세요.
UX, UI의 첫걸음은 바로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 모든 서비스는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 말은,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관찰하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애프리콧의 에디터들을 소개하는 이번 글에서는 각자를 좀더 잘 소개할 수 있는 미션을 준비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주어졌을 때 각각 어떤 앱을,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기!
미션으로 주어진 상황은 4가지.
여름 샌들 구입하기
신촌 맛집 정보 찾기
오늘 일정 메모하기
은행 잔고 확인하기.
상황: 어느덧 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은 여름. 신을 신발이 없다. 앞뒤 꽉 막힌 스니커즈 속에서 발가락은 익어만 간다. 하루빨리 시원한 여름 샌들을 사야 하는데...
#익숙한게최고야 #알뜰한비교를원해
Chip: 사실 좋아하는 SPA 브랜드나 매장 한두 군데에서만 쇼핑하는 편이다.
(자라라던가... 자라라던가...)
그래도 가끔은 한 번씩은 브랜드 샌들을 신고 싶다. 그럴 때 켜보는 건 휴대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쇼핑앱, 29CM. 가격 필터를 먼저 정한 다음, 상품 리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샌들의 연관 상품을 쭉 스크롤해볼 것 같다.
편하게 동네에서 신을 신발이랑 조금 가격대가 있는 신발을 두 개 사려고 하는데, 지금은 한 가지 가격 필터만 적용되는 게 약간 아쉽다. 다중 필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29CM 앱은 카피도 참 잘 뽑고, 홈 화면에서 카드형으로 읽을거리가 많아서 한 번 들어가면 꼭 사려던 게 아니어도 유심히 보게 된다.
#마음에드는큐레이션 #착한소비 #별점_1.8점_앱도_사용하는_박애주의자
Crumble: 신발, 가방과 같은 액세서리를 검색할 때는 좋아하는 이탈리아 브랜드(MSGM이나 N21)가 다양하고 제품 큐레이션이 깔끔한 HAN STYLE 웹사이트를 가장 먼저 들어가 본다. 그중 <한스타일 빈티지> 페이지가 있는데, 연예인이나 화보 협찬에 사용되었던 상태가 좋은! 제품들을 20-5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물건의 순환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왕이면 중고 제품을 구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빈티지는 제품 수가 많지 않고 하나 남은 것이 금방 팔리기도 해서, 한스타일 빈티지나 당근마켓에 시간 날 때마다 들어가 본다. 제품은 좋은데 앱 개선 속도가 느려서... (Chip: 별점이 1.8인데?) 조금만 분발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는 정도?
상황: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며 몇 달 만에 만난 친구. 그런데 너무 덥다! 배는 고프고, 마스크 속으로는 땀방울만 송골송골. 길에서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봤다간 친구와의 우정도 무사하지 못할 것 같다. 주변에 어디 넓고 시원하고 맛있는 식당 없을까?
#헛걸음은슬퍼요 #쿠폰감사합니다
Chip: 'OO님 오늘 점심은 뭐 드실래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결정지옥이 열리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를 구원해 주는 망고플레이트. 가까운 식당 거리도 100m 단위로 조정할 수 있고, 할인쿠폰도 자주 보내주고, 솔직한 리뷰도 많이 모여 있어서 오랫동안 잘 쓰고 있다. 사진 리뷰 맨 위쪽에서 늘 메뉴판 사진이 떠서 먹고 싶은걸 미리 고를 수도 있다.
망고플레이트에서 어느 정도 후보가 추려지면 카카오맵에 식당을 검색해 아직 영업하고 있는 곳인지 확인한다. 망플의 폐업 업데이트는 조금 느릴 때가 있어서...(Crumble: 갔는데 폐업이라면 너무 슬플 것 같아)
마지막으로 카카오맵에 뜨는 별점 리뷰를 확인한다. 오늘자 망플에서 추천하는 신촌 최고 맛집은 미스터서왕만두 (4.4점). 카카오맵에서는 무려 4.9점을 자랑하는군... 월요일 휴무라는 점 유의해주시길.
#가고싶은곳은별표 #가식없는찐리뷰
Crumble: 망고플레이트, 데이트립 등 여러 앱을 다운받았지만... 핸드폰이 복잡해지는 게 싫어 결국 전부 삭제하고 남겨둔 것은 카카오맵. 제일 먼저 카카오맵에서 약속 장소 주변의 지도를 확인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가보고 싶은 가게를 발견할 때마다 해둔 별표 중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찾거나 지도에서 '맛집'을 검색한다. 그리고 카카오맵 별점이 3.7 이상인지 확인한다. 네이버만큼 리뷰가 많지는 않지만, 정말 좋거나 정말 별로거나 둘 중 하나일 때 사람들이 남기는 리뷰들이라 소수점 점수로 구분해야 하는 네이버보다 맛집을 찾아내기 쉽다. 이 방법의 단점은 새로 생긴 트렌디한 곳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 오늘 발견해 가보고 싶은 곳은 카쿠시타(4.3)와 반서울(3.7점).
Chip: 사줘
Crumble: 코로나 끝나면...
상황: 두 에디터는 모두 어엿한 사회인. 그러나 멋진 사회인에게 어울리는 메모 습관...은 거저 찾아오지 않았다. 오랜 재택근무에 점점 무너져 가는 하루 일과 목록을 정리해야 하는데, 어떤 앱을 꺼내 써야 할까?
#기본에충실한편 #1초라도빠르게
Chip: 사실 나에게 메모 앱이란 빨리 쓰고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 깔끔하거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래서 일정이고 전화번호고 비밀번호고 무조건 그냥 기본 앱에 붙여버리는 편.
메모앱을 켜서 쭉 스크롤을 내려보니까 지금까지 참 이것저것 적어놓았다. 몇 달 전 스케줄도 있고, 연락처도 몇 개 있는데 누군지 전혀 기억이 안 나서 전화 걸어보기가 무서울 정도. 자다가 깨서 쓴 것 같은 것도 많고...
아이폰 기본앱은 자동으로 노트북이랑 연동이 되는 점도 좋다. 회사 노트북으로 후다닥 썼던 저녁거리 장보기 목록을 집에 가는 길에 폰에서 확인할 수도 있고 여러모로 편하게 잘 쓰고 있다. 메모 정리 좀 해야지.
#잊어버리면큰일나 #한눈에일정확인
Crumble: 제대로 써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또 같은 날 일을 만들기 일쑤다. 사람과의 약속이나 내가 해야 하는 일 모두 구글 캘린더에 때려 넣는다. 일정의 제목, 블록의 색깔만 보고 어떤 일인지 바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약속인 경우 [상대 이름, 장소, 시간]을, 메모인 경우 [할 일]을 제목으로 적는다. (예. 민정 신촌 저녁 6시 / OO 메일 보내기) 회사 일정은 노란색, 개인 일정은 파란색으로 표시하면 완료! 매일 아침 일어나서 노트북, 핸드폰으로 확인한다. 미팅은 언제고... 오늘 할 일은...(두뇌 풀가동)
상황: 슉. 부드러운 소리. 나의 작고 귀여운 월급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 이번 달 적금은 무사히 빠져나갔는지, 통신비는 결제되었는지, 확인하기 두렵다. 하지만 덮어놓고 살 수는 없는 법. 내 잔고를 당장 확인하자!
#앱_개편_진짜최종 #안전한게 최고
Chip: 어쩔 수 없는 주거래은행 앱의 노예이다. 하*은행을 쓰고 있는데, 엄청나게 불편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그래도 이만하면 굿이라며 만족하고 있다. 개편 전 메인에 떠있던 알 수 없는 동그란 버튼들과... 지문인식이 안 되어서 오류 팝업만 튕겨주던 때를 생각하면... 이제는 첫 화면에서 잔고 보기도 훨씬 직관적이고 이체도 빠르다.
작년까지만 해도 잔고확인이나 송금은 무조건 토스로 했었는데 이젠 은행 앱과 카카오페이 두 가지로만 습관이 굳었다. 계좌에서 큰돈을 옮길 때는 은행 앱 쓰는 게 마음이 편하고, 그 외에 친구들끼리 정산할 땐 카카오 앱 내에서 충전해서 송금한다.
#한눈에잔고확인 #잔소리대마왕
Crumble: 뱅크샐러드 앱으로 모든 계좌의 잔고를 한 번에 확인한다. 페이스ID로 로그인하면 끝! 용도별로 계좌를 나누어 사용하기 때문에 이체가 잦은데, 돈이 어느 계좌에서 어느 계좌로 이동했는지 전체를 확인하기 쉬워 뱅크샐러드를 쓴다. 단점이 있다면... 매주 돈 쓴 내역을 보고 예산초과 경고를 주는데, 늘 예산보다 많이 써서 슬퍼진다는 점. 하나하나 살펴보면 전부 내가 쓴 돈이다. 송금은 역시 안전을 위해 뱅크샐러드가 아닌 카카오페이나 우리은행 앱을 사용한다.
Chip: 무서운 소비내역 알림 안 보는 법은 없나요
Crumble: 그게 돈을 많이 안 쓰면 되긴 하는데...
같은 상황에서 서로 쓰는 앱이 이렇게까지 다를 줄은 몰랐는데, 앱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니 각자의 성격도, 취향도 보이는 듯도 합니다. 직접 페르소나가 되어보는 기분이기도 했네요!
이렇게 저희 애프리콧 에디터들은 첫인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UX와 서비스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By 에디터 Chip & Crum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