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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윽고 슬픈 독서가 Jul 15. 2024

휘발성 에세이 #94. 별 헤는 밤


사장님은 오늘도 한숨을 짓습니다.

해달라는 요구사항도 다 들어주고 배달도 빨리했는데….돌아오는 건 한 개짜리 별점 테러.

성격 급한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아직 칠해지지 않은 네 개의 별이

그 야속한 별을 헤는 밤이 깊어져 갑니다.


이 이야기는 배달앱과 가게를 평가하는 별점이 생기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영업자들의 별 헤는 밤 이야기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별점 시스템.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곧잘 발생하곤 하는데요.

그냥 기분이 안 좋다는 이유로, 혹은 별것 아닌 이유로 별 하나를 주는 손님들.

그렇게 별 한 개를 받으면 실제로 가게의 평점이 순식간에 떨어지고,

매출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하죠.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에서는 이런 악성 별점 테러를 막기 위한 방법은 없다고

손을 놓고 있는데요. 정말 그럴까요?

콘텐츠 OTT 서비스를 하는 N사의 사례를 돌아보도록 하죠.


N사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던 무렵.

그들도 시청자들에게 별점을 매기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악용하는 이들

때문에 별점의 선 기능이 무력화되자 N사에서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결정한 방법은 ‘좋아요’와 ‘싫어요’였습니다.


별 다섯 개에서 점수를 주는 시스템이 아닌, 취향의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좋고 나쁨의 버튼만 만들어 두는 것. 이것을 그들은 별점 테러를 방지할 수 있다.

믿었습니다.


물론 별 한 개를 주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싫어요. 버튼을 누르는 시청자들 때문에 이 시스템도 붕괴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N사에서는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를 섬세하게 프로그래밍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악용의 사례를 막을 수 있었죠.


말하자면 싫지도 않은 콘텐츠를 괜히 싫다고 했다가는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하자 N사에서는 별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현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별점 테러를 막을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게으르게 손을 놓고 있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또 다른 이득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있지도 않은 별을 헤아리며 오늘 밤도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낼

이들을 위해 그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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