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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야 Apr 26. 2023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

반시밀당반시상 후기 


한 달 즈음 중국 드라마 후기글을 남기지 않았는데, 사실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요즘이다.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 < 진정령 >과 < 창란결 >에 이어 과몰입을 하게 된 작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라운희와 백록 주연의 < 장월신명 > 이다. 그동안 시청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도 찌통이 심한지라 보면서도 계속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방영을 기다리기도 지치고 하여, 잠시 숨도 돌릴 겸 하여 시작하게 된 드라마가 바로 이 < 반시밀당반시상 > 이다. < 장월신명 > 과는 달리 마냥 행복해지는 작품이었어서, 막힘 없이 술술 봐졌던 것 같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주로, < 반시밀당반시상 >과 같이 무거운 고장극이나 무협 활극 사이에 쉬어가는 타임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마저 호감이 있는 배우가 등장하지 않으면 손도 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 반시밀당반시상 >을 보고, 사람들이 이러한 로맨스 코미디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주인공, 옌솨이는 어린 나이에 거대 투자 기업의 상무 자리에 오른 엘리트이다. 그런데 잘생겼다. 일단 여기서부터 말이 안된다. 투자 업계는 일분 일초가 빠르게 흘러가고, 스트레스와 많은 업무량으로 꾸미거나, 피부를 관리할 시간 따위는 없을 테다ㅋㅋㅋ 게다가 고등학교때 헤어진 첫사랑을 잊지 못해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린 순정남에다가, 일도 잘하고, 청렴하고, 유머러스하기까지 한다. 여자의 건강을 챙기고,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그녀가 가진 일에 대한 열정을 존중하고, 선택을 기다려준다. 무엇보다, 요리까지 잘한다!!


이런,


시청하면서도, 진짜 이런 남자가 내 남자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정말이지,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내, 미운 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캐릭터였다. 보통, 이렇게 돈 많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은 성격이 재수없기 마련인데, 옌솨이는 조금 장난스러울 뿐이었지, 성격 자체는 지극히 호감이었다. 뭔가, 배우 본체의 색깔이 많이 묻어나온 느낌이라 좋았다. 


이러나 저러나 이런 남자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마 있다고 해도 내게 기회가 올 가능성은 지극히 적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마지막회를 끝내고 난 후, 나를 잠시 침울하게 만들기도 했다. 뭔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그리는 느낌이랄까? 


언젠가 인연이 생긴다고 해도, 이러한 기대가 둘 사이의 갈등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과 드라마는 구분해야지, 

씁쓸한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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