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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Apr 13. 2022

무례한 고객을 만났을 때

무례한 고객에게 항상 이기는 방법 

무례한 고객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맞을까에 대한 고민을 수년간 해왔다. 전문가가 적었다는 책도 읽고 강의도 들어봤으나, 내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해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무례한 고객을 만났을 때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일단 무례한 고객을 만나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쿵쾅거리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라면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축하합니다! 전문가의 배열에 진입하였습니다!



무례한 고객을 만나셨나요? 축하합니다!


무례한 사람은 현대인이 감기를 피하는 것만큼 불가능하다. 타인에게 돈을 받는 "직업"이란 것을 가지게 된다면 무례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니 아직 손발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머릿속을 하얗게 만드는 경험을 하게끔 불쾌감을 조성하는 무례한 고객을 만났다면, 그것은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대략 천 명 중에 한 명 꼴로 나타나는 무례한 고객을 만나게 될 만큼 그 분야에서 오래,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일을 해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니 먼저 아이러니하게도 축하의 메시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무례한 사람 한 명 만나지 않고, 그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살아남을 만큼 하늘이 도운 운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있다 하더라도, 그 운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밥맛이 다 떨어지게 하고, 잠을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게 할 만큼의 무례한 고객을 만났다면, 그것은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싸움에서 가장 훌륭한 전략은 지는 것이다. 



다음은 무례한 고객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는 것이다. 


무례한 고객에게 숙이고 들어가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틀렸기 때문이다. 틀렸는데 맞다고 해주기에는 내가 잘 못 하지도 않은 일에 잘못을 시인하는 일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 

고객이 틀렸을 때, 고객이 맞습니다. 제가 잘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정말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무례한 고객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일까?

데릭시버스란 성공적인 미국의 기업가는 무례한 고객을 대할 때 아래와 같은 태도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The best thing to do is to lose the fight. 
싸움에서 가장 훌륭한 전략은 지는 것이다. 



처음 해당 글을 읽었을 때는 너무 공감이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고객이 틀렸는데 내가 저야 하는 것인가?라는 거부감이 생각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으로 깨달았다.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게 되면, 고객은 그것보다 더 큰 잡음을 일으킨다. 즉 이미 "내가 맞다"라는 생각이 뇌 속을 지배하고 있는 고객에게 당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소동을 일으킨다. 즉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일이 생기는 것이다. 


당장은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나의 개인적인 감정과 일을 분리하여 억지로라도 그들이 옳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다. "네, 어떤 부분이 불편하시는지 잘 이해하였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져 준다면 일단 더 이상의 잡음은 발생하지 않는다. 즉 제2의, 제3의 무례한 공격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무례한 고객의 말이 선을 넘을 때도 있다. 뜬금없이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날벼락처럼 들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논리적으로 상황을 설명해봐도 그걸 듣고 마음을 바꾸는 무례한 고객은 없다.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그렇다. 그들이 논리적인 설득을 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본인이 틀렸음에도 무례하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무례한 고객을 만났을 때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마음속으로 기억한다. 누가 봐도 고객이 틀렸음에도 나의 정당함을 고집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진행해주면 주로 상황이 바로 종료된다. 그렇지 않고, 고객이 틀렸음을 알려주려 시간을 쏟은 뒤 정신을 차려 보면  그들은 1프로도 설득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례한 사람은 설득당하려는 마음이 처음부터 0.001도 없다. 설득을 당할 수 있는 태도의 사람이었으면 처음부터 무례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정중하게 질문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숙였더라면 1분 만에 상황이 종료될 일을 숙이지 않고 옳고 그름을 알려주려 했다간 한 시간 혹은 하루 종일 혹은 뒷감당이 되지 않을 만큼 크게 부풀려 있을 수 있다. 무례하고 이성을 잃은 고객은 인터넷이나, 혹은 동네에 사실이 아닌 소문을 잔뜩 부풀려 잡음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관계가 아니라면 명예훼손죄로 법적 책임을 묻게 할 수는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굳이 무례한 고객 한 명 때문에 금전적, 시간 및 에너지 손해까지 입어야 하는 것인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해 봐야 한다. 


나는 무례한 고객까지 잘 달래고 구슬려서 내 편으로 만들게 하자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게 까지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세상에 잠재 고객은 많다. 무례한 고객까지 내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줘야 한다. 무례한 사람의 무리한 요구에 매번 에너지를 쏟느니, 그 시간에 더 창의적인 일을 해서 더 많은 잠재고객을 설득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믿는다. 하루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4시간, 그것도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 등을 빼면 일에 집중해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 되지 않는다. 시간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서라도 목소리 높은 한 명의 무례한 고객을 위해, 나머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빨리 줘버리고 빨리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자제력은 바로 상대에게 꺾이는 자세를 취했을 때 쉽게 얻어진다는 것을 여러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감정에 내 감정이 좌지우지되거나, 끌려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누구도 소중한 나의 하루에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만으로 내 감정을 혹은 하루를 망치게 할 자격은 없다. 


고객은 나에게 베푸는 존재가 아니다. 서비스나 물건을 정당하게 돈으로 상호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고객에게 빚진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당당하다고 해서, 틀린 게 없다고 해서, 막무가내인 무례한 고객에게 동등한 입장으로 나를 방어 혹은 변호하라는 것은 아니다. 방어하거나 변호할 이유가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옳고 그름은 이미 상식선에서 판단되거나,  제공하는 서비스나 물건의 안내사항에 다 객관적으로 명료하게 기재돼있는 내용이다. 오히려 변호할수록 상대는 공격적인 입장을 취한다. 따라서 변호가 아닌, 수긍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며, 속수무책으로 내 감정이 상대에게 끌려가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이아몬드를 알아보는 방법


무례한 고객은 사실 다이아몬드와 같다. 시간이 지나고 무례한 사람에게 받은 감정적 상처가 아물고 그들의 불평 혹은 요구사항만 똑 떼내어 확인해보면 사실 발전하기 위한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표현이 무례했을 뿐이지 주로 의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업에 혹은 내 경력에 적용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가장 무서운 고객은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고객이다. 발전할 수 있는 힌트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닌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소리부터 지르고, 불쾌한 표현을 다 걷어내고 그 안의 순수한 '의도'만을 바라보는 것은 수행자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례한 고객을 만났을 때는 일단 지는 자세를 취하고, 내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을 때 그때 고객의 의도만을 파악하여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꽤 지나서 보면, 오히려 무례한 고객에게 모순되게도 감사함을 느낄 때도 있다. 


무례한 고객은 다듬어지지 않는 다이아몬드와 같다.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모나고 거친 표현들이 사용되어 상대를 상처 입히려 들지만, 거칠함만 벗겨내면 오히려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인 경우도 있다. 






감기에서 빨리 회복되길 



그 누구도 감기에 걸린 채로 오래 지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감기 증상을 빨리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무례한 고객을 감기라고 생각해보자. 감기가 빨리 사라지도록 하는 방법은 감기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다. 더 빨리 질수록 나는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지독했던 감기로부터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무례한 고객의 표현으로 마음이 다친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먼저 그 마음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밉고, 모욕감이 들고, 속상하고, 지치고, 힘이 빠지는 경험이다. 피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하고 싶다. 그러나 무례한 고객을 먼저 수차례 경험한 경험자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시는 겪기 싫은 경험을 통해 앞으로 전진할 것인지, 그대로 머무를 것인지는 완전하게 "나"에게 달렸다는 점이다. 


무례한 고객에게 상처받은 분이라면, 1초라도 빨리 상처가 아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었다. 내가 무례한 고객에게 받은 상처로 눈물이 핑 도는 경험을 했을 때, 누군가의 경험이,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위 글이 상처받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글을 다 적고 다니 무례한 고객을 자칫 옹호하려는 메시지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며 오히려 김이 빠졌을 무례함에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미안함이 든다. 무례한 고객을 만나서 진이 다 빠진 사람이 이 글을 읽는 중이라면, "수준 높은 네가 이해해라"가 아닌 "뭐 그딴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는 공감적인 자세가 어쩌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래 글을 추가로 남기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무례한 사람은 천박한 표현을 사용한다. 그들이 자신이 얼마나 천박하게 보이는지 알지 못한 채 프리패스 벼슬이라도 단 것처럼 기고만장하며 거만하다. 심지어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환불을 받고도 끝까지 무례함을 시종일관 지속하기도 한다. 비루하고 추하다. 짐승보다 못한 단어로 상대를 공격해대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진 교양과 품위를 바닥에 버리고 싸울 필요는 없다. 어차피 타인에 대한 존경심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기에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써가며 계몽해 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다. 전문성을 유지한 채 빨리 상황을 종료한다.

그리고 가볍게 무시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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