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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Jan 23. 2024

긴 머리를 싹둑 똑 단발로 잘랐다.

긴 머리를 귀밑까지 자르고, 후회하냐고요? 

17년 기른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싶었던 이유:


1) 매일 감고 말리는 긴 머리가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감을 때마다, 그리고 특히 말릴 때마다 드라이기 앞에서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너무 귀찮고 시간낭비로 느껴졌다. 머리숱이 많아서, 겨울철에는 드라이기로 말리는데 20분 이상이 걸린다. 


 

2) 머리를 감아도 깨끗하게 감긴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지성용 두피라 머리를 매일 감아야 하지만, 감을 때마다 두피가 깨끗하게 씻기는 느낌이 덜해서 항상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3) 긴 머리를 외출용으로 고데기등을 하며 손질하는 시간이 귀찮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4) 두 달에 한번 정도로, 마음을 먹고 고데기로 머리를 하면서, 고작 두 달에 한번 머리를 예쁘게 만지면서, 매일매일의 날은 단순히 머리를 달고 다닌다는 느낌이 들었다. 


5) 머리가 긴 만큼 상한 머리가 딱히 없어도 머리가 서로 엉키게 된다. 그래서 머리를 빗을 때마다 머리가 두피에서 뽑힌다. 


6) 매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 이건 긴 머리를 가지신 분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7) 이런 고민을 몇 년째 해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6) 2024년 1월, 머리를 똑 단발로 싹 잘라버렸다! 



머리를 단발로 잘랐을 때의 첫 느낌:


1) 아, 해방이다. 


2) 아, 어색하다. 



머리를 자르고, 그날 밤 머리를 감는데, 해방된 느낌이었다. 특히 머리를 말리는데 시간이 반의 반으로 줄어들어서 머리를 자르길 정말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항상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면서 들었던 걱정,

1) 뜨거운 드라이기 바람이 두피에 별로 좋지 않을 거란 생각에 걱정 

2) 드라이기 소음이 귀에 좋지 않을 거란 걱정

3) 마지막으로 머리 말리는 그만큼의 시간이 낭비된다는 걱정


이런 걱정들에서 완전히 해방!

머리 감고, 몇 번 타올로 탁탁 털어주면, 드라이기로 굳이 오래 말리지 않아도 되었다. 




편리함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머리가 짧은 것이 확실히 좋다. 특히 머리를 감고, 말리는 시간이 확 줄어들어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 샴푸낭비가 덜하다. 


그러나, 예쁨이란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머리가 주는 '화려함'과 여성스러움이 극대화될 수 있는 분위기가 있기에 아쉬운 점도 있다. 머리를 자르고 저녁이 되었을 때, 스스로도 '머리를 괜히 잘랐나?' '아니다, 잘했다' 이런 내면의 대화를 수 십 번은 한 것 같다. 머리 자른 지 이틀째지만 아직도 거울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ㅎㅎ 



계속 머리를 자를 것인가:

한번 결단력을 가지고 잘 라 본 것으로 만족! 

앞으로 한 달에 얼마나 쑥쑥 자라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있을듯하다. 한 3개월 정도 뒤에, 현재 머리길에 대한 2편을 작성할 예정이다. 



요약:

긴 머리를 달고 다닌다는 느낌이 들면서, 도대체 누군가를 위해 긴 머리를 매일 돌아오지 않는 아까운 시간을 들여서 관리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내면에서 올라오기 시작한 지 몇 년째.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으나 용기가 없어 실행하지 못하고 있던 찰나에 2024년 1월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긴 머리를 자르기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 아쉬움? 과 같은 긴 머리에 집착 같은 감정이 생겼기에 불편하지만 긴 머리를 지속하였다. 그러나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확실한 한 가지는 바로 '시간이 지나면 머리는 반드시 다시 자란다'라는 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니, 긴 머리를 굳이 계속 고수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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