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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Apr 03. 2022

<환상의 커플>과 나상실

너는 시청에도 다 계획이 있구나 l [휴식특집 2.1]

과거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게 본 MBC 드라마가 있다. 바로, 안나 조/ 나상 실 (한예슬 배우)과 장철수 (오지호 배우)의 연기가 매력적이었던 드라마. 바로 <환상의커플>이 그 드라마다, 부동산 건설 재벌인 리처드 조의 딸인 안나 조는 공주처럼 자란다. 1화, 2화에서도 살짝 비춰지듯이 그녀의 모습은 정말 공주처럼 커온 게 눈에 선연히 보이는 인물로 나온다. 그러던 와 중에, 물에 빠지게 되는 안나 조, 이후 이를 구한 장철수(오지호)와의 인연이 시작 되는데.. 이 일로 인하여 안나 조는 단기기억상실에 걸리게 되고, 과거 자신이 안나 조 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채 장철수(오지호)와 생활을 하게 된다.


"꼬라지 하고는," ,"좡 춸수~!", 나상실표 자장면 먹기 등으로 많은 유행어와 명장면을 탄생시켰던, 시청률 20%에 육박했던 그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 떠오르는 때가 가끔씩 있다. 나상실의 독특한 연기를 보고 싶을 때, 그 때 그 유행어 대사가 그리워질 때, 나상실 처럼 잠시 현실의 기억을 상실한 채 살고 싶을 만큼 슬프거나, 힘이 들 때, 이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모든 기억을 잠시만 잊고 싶어지기도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면서 드라마가 떠오른다. 차라리, 현실을 잊을 수 있다면,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저 인물처럼 저렇게 해맑고 재미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도 상상해 보면서 말이다.


그렇게 인상적이었던 드라마 <환상의커플>의 매력은 또 어디에 있었을까? 안나조의 패션스타일링, 빛나는 서브 배우들의 활약에 있었을 것이다. 안나 조가 부짓잡 공주 같은 스타일로 시크함의 매력을 주었다면, 나상실은 무언가 모르게 살짝 부족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주기에 대조적인 그녀의 1인 2역같은 연기 역시 큰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안나조의 남편으로 나오는 빌리 박 (김성민 배우)과 장철수를 좋아하여 상실이와 조금 마찰을 빗기도 하는 (?) 오유경 (박한별 배우)의 출연으로 드라마의 이야기는 더욱 풍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최종회가 다가올 수록, 자신의 결혼 사진을 보게 된 나상실은, 본인의 기억을 되 찾고, 자신이 안나 조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 이후, 그녀는 장철수 (오지호 배우)와 즐겁게 보낸 날들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 기억을 잃고 나서, 그녀의 삶에 한 켠을 차지하게 된 장철수와의 인연이 그녀의 마음을 혼란하게 했을 법도 하다. 우리가 보기에 환상의 커플인 나상실과 장철수 커플, 그 커플은 최종, "환상의 커플"이 될 수 있을까?


이 드라마는 인생의 어떤 순간의 '기억'이 없어지게 된 채로 사는 것은, 사실 우리들의 진짜 삶의 모습이 그러한 것 아닐까?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린 우리의 기억들이 점차 시간에 묻혀 사라지고, 현재의 기억들로 채워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 기억의 소멸과 그 한계를 가진 우리들의 모습이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모습과도 비슷해보이기도 한다. 때론, 그렇게 잊혀진 기억 속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기도 하고,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을 잊기도 하면서 사는 우리들의 인생의 모습. 기억의 상실 속에 살아가는 주인공과 과거의 상실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만날 수 있던 드라마, <환상이 커플>이 그리워지는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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