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런치 새내기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써 볼까 생각한 것은 이미 한참 전이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글을 발행해야 한다는 허들에 막혀 도전해 볼 생각도 안하고 몇 개의 글을 고이 모셔 놓고만 있었습니다.
작가의 서랍에 쓰다 만 글들이 쌓여 갈 무렵 '엄태경의 모든 공부' 엄태경 강사님의 '브런치 작가 되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브런치 작가 되는 방법을 전수받고자 하는 맘에 참여했는데 뜻밖에 에세이, 소설, 테크니컬 라이팅에 모두 적용 가능한 글쓰기의 기본부터 퍼블리싱의 여러 방법까지 두루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케케묵은 50년 인생이 정리되었다고 할까요? 쌓여만 갔던 글감들을 어떻게 수습하고 풀어낼지 알아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축적해 오신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퍼 주신 엄태경 강사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강사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언제 작가가 될 수 있었을지 까마득합니다.
부엌에서 반찬을 하다 말고 이 글을 씁니다. 집안일을 할 때마다 뭔가 자꾸 떠오른다니 신기하죠? 덕분에 집안 상태가 매우 양호해졌습니다.
작가가 되자마자 덜컥 연재를 시작하고 보니 일주일 두 편이라는 게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네요.
앉으나 서나 글 생각만 하고 문구가 떠오르면 밥 먹다가도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메모장을 찾게 됩니다.
이런 습관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면 지금쯤 책 몇 권은 집필한 작가가 되었을 텐데, 뭔가 강제적인 상황에 처해져야 움직여지는 저란 사람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렇게라도 머릿속에서만 쌓여가던 글감들을 풀어 놓을 수 있게 되어서요.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겨 적어 놓느냐 마느냐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뒤엉켜 있던 글줄들은 일단 글로 뱉어 놓아야지만 그제야 정리되고 시끄러운 소음을 중지한다는 것입니다.
글쓰기 생각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눈과 손은 바빠졌습니다. 전에는 내 글감의 저장소 정도로만 여기고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관계자가 되고 나니 타인의 글들에도 더 관심이 가서 읽고 라이킷을 누르고를 반복하다 보면 시간이 또 한참 지나 있네요.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상황과 경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많은 글들 속에는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토로하고 싶었던 감정, 울고 싶었던 순간, 기쁜 일들이 저마다 다른 사연과 문체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아파하고 깨닫고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구나!'. 새로운 발견입니다.
같은 상처에 속상하기도 하고 어떤 글에서는 위로도 받습니다. 혼자 온갖 무게를 다 짊어진 것처럼, 세상 다 무너진 것처럼 감정의 늪에 깊이 빠져들어 있었습니다. 그 감정들은 눈덩이처럼 커져 저를 집어 삼켜 버리곤 했지요.
브런치 안에서 '나 혼자 그런 것이 아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Tribes'에서 앞으로의 사회에서 '종족, 무리'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합니다. (세스 고딘은 앞으로 제가 자주 언급할 것 같네요).
결국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자기들만의 작은 우주'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면에서 보면 결국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사실 다른 세상을 접하고 나면 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브런치를 통해 그렇게 이런저런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더 위로받고 평정심을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태생적 자유인인 저는 사실 어딘가에 속하는 것을 극도로 거부했습니다. 내가 속하고 있는 그룹에서도 항상 외부인으로 남기를 자청했고 인싸가 되기는 애당초 틀린 부류였지요.
하지만 덕분에 외로움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무리에 속해보려고 노력도 했지만 항상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사실 어떤 무리에 속해야 할지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서 많은 분들의 글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속할 곳은 이쪽이다!!’
다시 한번 이 무리에 속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느낍니다.
수많은 글들 속에서 누군가의 글에 끌려 클릭하고 글을 읽고 그분을 만나게 된다는 것도 엄청난 인연이 아닐까요?
비슷한 경험과 감정의 글들이 이미 다 공유되고 있으니 내가 또 꼭 거기에 한 줄을 보태는 게 의미가 있을까? 잠시 주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나와 같은 종족을 만나기 위해, 나도 너와 같다고 말해주기 위해 저만의 목소리로 계속 글을 써 보겠습니다.
뜨문뜨문 올라오는 라이킷과 구독자 알림에 연연하는 것도 그만두겠습니다.
그저 내 글을 반가워하실 한 분의 독자를 위해 글을 써 나가겠습니다.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고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분들도 미리 반갑습니다.
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