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달라진 건 '네'이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퇴근 후 집 근처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펼칩니다. 산책하기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어느새 가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왼손을 뻗어 방금 나온 따뜻한 바닐라라떼를 한 모금 마십니다. 고운 거품 뒤로 바닐라 향이 스며들고, 달콤한 맛이 혀끝에 남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일상의 크고 작은 것들이 함께 변하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입는 옷부터 거리를 걸을 때 보이는 풍경, 카페에서 자주 주문하게 되는 메뉴, 덮는 이불의 두께, 주말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까지 사소한 것들이 계절을 닮아갑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렇다 보니 같은 것을 마주하더라도 감정과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늘 같은 맛이지만, 여름에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사실 먹고 마시고 입는 일은 내 기준으로 즐겨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한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여름날 에어컨을 틀어놓고 두꺼운 옷을 입어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문제는 그 기준을 타인에게까지 들이댈 때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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