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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 Feb 15. 2024

숫자의 힘 : 트레바리 2023 상반기 북클럽

숫자의 힘, 이야기의 힘, 그리고 책의 힘




2023년 나의 책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 트레바리 북클럽, 숫자의 힘. 뒷북으로나마 모아서 간단하게 기억을 기록해 둔다 :)


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경영 | 이나모리 가즈오        

이익이란 무엇인가 | 헤르만 지몬, 유필화        

내러티브 앤 넘버스 | 애스워드 다모다란

넘버스 스틱! | 칩 히스, 칼라 스타          






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회계 그리고 경영. 당연히 세트로 같이 가는 거 아닌가. 이게 뭐 굳이 책 제목인가. 라고 생각했던 나.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모든 경영이 반드시 회계를 품지는 않는다. 어떤 경영은 회계를 과소평가한다. 경영의 결과값을 '답정너'로 정해두고 회계를 이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는 안 되며, 모든 경영의 판단은 회계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 그야말로 기본 오브 기본 원칙을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꽤 지나도 꾸준히 스테디셀러인 게 아닐까.


다만, 저자는 1930년대생으로 20세기, 그것도 일본 경기가 호황일 때에 업계를 일구어내고 이끈 사람이다. 그 이후에 버블경제 붕괴 등을 겪었고 그 속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그의 문화 사회적 배경은 다분히 20세기적일 수밖에 없다.


구 시대의 것이라고, 올드하다고 과소평가할 일은 아니다. 특히 매출과 성장 만능주의였던 시기를 돌아보면 되려 이런 back to basics 교훈이야말로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일지도 모르니까. 다만, 극강의 비용 절감, 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회사를 위해주기를 기대하는 문화, 이런 것들이 과연 오늘날에도 유효할 것인가.


늘 그렇듯이, 읽는 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주체적으로 받아들일 일이다.


재미있다, 라고 표현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책이지만 - 이때 당시에 회사 일은 심드렁하고 (퇴사를 향한 빌드업 시기였다 ㅋㅋㅋ) 오랜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북클럽은 그 자체로 참 신나서 독서의 순간을 즐겼던 기억이 남아있네. 그래, 이런 기억들이 작년의 나를 살게 했지 :)







이익이란 무엇인가

헤르만 지몬, 유필화


회계 경영과는 다른 결, 다른 방향이지만 역시 -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이란 무엇인가, 그 이익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본질적이고 이론적이며 꽤 수학적인(...) 분석과 설명을 하는 책이다. 따라서 당연히 지루한 수식과 개념 설명이 많을 수밖에.


책 자체가 흥미로웠다면 그거슨 그짓말이지만(...) 모든 디테일을 온전히 이해하려는 집착을 조금 내려놓고 '그래서, 이익이 뭔데'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나름 얻는 것들이 있다. 매출, 마케팅, 숫자놀음 등에 현혹되기 쉽지만 결론은 이익. The profit. 그것은 무엇인가.


회계사 출신에 현재 CFO인 클럽장님의 일타 강의가 빛을 발했던 모임이기도 했다. 이걸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기억하려나... 싶었는데 놀랍게도 그 이후에 여러 용어와 개념들이 뇌 속 어딘가에 잔잔바리로 남았더라는 후문. 모든 걸 철저히 이해하지는 않아도 좋다. 적어도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책을 읽고 관련된 논의를 나눠보기 전과 후가 다르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지.


클럽장 송님 : 트레바리에 플필도 있으니 사진 올려도 되죠? ㅎㅎㅎ






내러티브 & 넘버스

애스워드 다모다란


스토리텔러와 넘버크런처. 세상은 크게 그 두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둘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스토리텔링 넘버크런처, 또는 넘버크런칭 스토리텔러가 될 것인가.


물론 나는 100% 1000% 스토리텔러 부족이다. 그리고 나의 동거인은 그만큼이나 넘버크런처 부족. 그래도 어찌어찌 잘 살고는 있지만 - 나와는 다른 인류를 이해하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저자는 본투비 넘버크런처이다 보니까 from 넘버크런처 to 스토리텔러 방향으로의 이해를 시도한다. 나와는 반대 방향이지. 나의 경우에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내가 설득하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서 숫자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라는 고민을 조금은 탑재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사실 한 번쯤 찬찬히 다시 읽어봐도 좋을 책.







넘버스 스틱!

칩 히스, 칼라 스타


스틱! 의 속편. 앞의 두 권의 책들이 (회계경영, 이익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본질, 회계, 수익에 관한 것을 다뤘다면 뒤의 두 권은 숫자의 힘, 숫자를 통한 메시지를 다루는 책들이다. 넘버스 스틱! 은 내러티브 & 넘버스와도 연결된다.


단순한 숫자의 나열은 무의미하다.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 의미에 부합하게 기획하고 배치하고 전달해야 한다. How to make the message stick? How to do this with numbers?


스틱! 시리즈가 다소 과도하게 키워드 마케팅을 한 경향은 있지만 그럼에도 그 핵심 인사이트는 읽는 사람의 뇌를 반짝 밝혀주는 구석이 있다. 이미 이 시리즈를 읽어 보았다면 패스해도 되겠지만 스틱! 개념이 낯설다면 한 번쯤은 접해봐도 좋을 것.


그리고 북클럽 마지막 세션이었던 이 날에는 <쉽게 배워 크게 쓰는 재무제표> 김성호 작가의 미니 특강까지 추가되어서 뭔가 인풋이 더 풍성하게 느껴졌던 날이기도 했다. 재무제표, 이번에는 once and for all 파고 들어보겠노라며 관련 책들을 사곤 하지만 한 번도 정면돌파한 적은 없었지... 하핫. 이런 무지한 상태에 쉽게 이해되는 설명을 아낌없이 투척해 주신 저자님에게 감사를.







숫자의 힘, 이야기의 힘, 책의 힘





그렇게, 2023년 봄여름을 함께 해서 즐거웠어요.

트레바리 북클럽 숫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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