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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 Feb 15. 2024

2024년 1월의 책들



(매월 읽은 책들을 모아서, 기억을 위한 간단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때로는 개별 북리뷰를 남기기도 하고, 뭐 때로는 굳이 따로 안 하기도 하고. 그냥 그때그때 마음대로. 부담 없이, 가볍게.)







오디오북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 김설단

장면 묘사력, 필력이 뛰어나서 초반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표현만을 위한 표면, 묘사만을 위한 묘사가 많아서 다소 용두사미인 감은 있었다. 그래도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텍스트로 읽거나 오디오북을 다시 들어보고 싶네. 어떻게 느껴질지. 캐릭터 설정과 플롯은 아쉽지만, 그래도 어휘력과 장면 묘사에서는 강점이 있는 작가라고 평하겠소.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 마사키 도시카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 마사키 도시카

오디오북은 주로 운전 중에 별 생각 없이 들을 수 있는 스릴러나 추리 소설 위주로 듣게 되는지라 인기 순위에 있는 <그녀가...>를 듣기 시작했다. 적당히 흥미롭다가 중간에 캐릭터 전개에 답답해졌다가 후반부 반전에 다시금 몰입. 처음에는 이게 뭔가, 무슨 구성인가 싶은데, 그 요소들이 다 조립된다. 이른바 떡밥 회수되는 작품임. 이 과정을 거치면서 <그녀가...>를 듣고 나니 이 작가 뭐지 호기심이 생겨서 전작까지 찾아서 들었다. <그날...>은 상대적으로 마무리에 용두사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호평 가능하다. 이 작가, 쫌 치네.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나은디...?)


사라진 사람들 | 보루

몹시 흥미로운 소재와 전개. 이에 비해서 미약했던 마무리. 초반 기획이 꽤 신선해서 더욱 아쉽네. 이것보다는 잘 살릴 수 있었을텐데. 더 말하자니 스포일러 될 듯 해서 이만. 그럼에도 꽤 재밌다. 추천 가능.


더블 | 정해연

작품 평을 좀 더 상세히 하고 싶지만 플롯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자제. 2013년에 썼던 작품을 이번에 재출간했다는데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본다. 싸이코패스와 범죄 이야기에 거부감 없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알고 보니 드라마화된 <유괴의 날> 원작자라고 한다. 유괴의 날은 초반에 좀 듣다가 말았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난 더블 쪽이 더 작품성 좋은 것 같은데?


에이징 솔로 | 김희경

2023년 가장 좋았던 책 TOP10에 2권이나 이름을 올린 김희경 작가. 에이징 솔로는 이미 전자책과 종이책으로도 읽고 북토크에도 다녀왔는데 오랜만에 오디오북으로도 복기해봤다. 현장에서 느낀 작가의 말투와 목소리를 잘 기억하는 바람에 성우의 구현이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흠결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다양한 사례 인터뷰와 레퍼런스 서적이 등장하는 책을 소리로 다시 듣는 건 새로웠다. 물론 참고 도서 크로스 메모하려면 사운드보다는 텍스트가 적절하다는 걸 확인하기도 했지만.




종이책


아마데우스 | 피터 섀퍼

작년 트레바리 희곡 북클럽에 등록하고 책 구매까지 했다가 다른 북클럽으로 갈아타는 바람에 책만 남았던 아마데우스. 우선순위에서 영 밀리는 바람에 그동안 널어두었다가 이번에 한번 샤샥 읽고 알라딘에 보냈는데 - 다 아는 내용에 과장된 희곡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문구와 장면들이 여럿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 이 작품,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처음 읽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세월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그 당시에는 작가가 누군지 딱히 몰랐는데 이제 나에게 피터 섀퍼는 역시 에쿠우스의 창조자이시지.


부부가 둘 다 잘 먹고 있습니다 | 윤혜자

작년 상반기에 이런저런 독서토론 클럽과 책쓰기 모임, 책 출간 북클럽들에 다녔다. 그 중 하나였던 소행성 책쓰기 모임, 두 부부 좌장 중 한 명인 윤혜자 작가. 한옥에 살면서 자연과 계절의 섭리에 따라서 집밥 생활을 하는 그녀의 1년 집밥 기록들을 엮어서 낸 책이다. 어찌 보면 슴슴하고 '그냥 인스타 집밥 일기 같은 내용인데 이걸 책으로 낸다고' 싶을 수도 있는데 중간중간 톡 치고 가는 생활의 감상들이 있다. 그리고 식재료를 매개체로 궁금해지는 식당이나 요리 스승들의 저서나 계정 등의 정보는 덤.


안전이별 |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표지 디자인에 낚여서 산 책. 내용이랄 건 없었다. 나에게는 그랬다. 이걸 확인한 후에 바로 알라딘에 팔았다. 인간은 반복해서 삽질을 하곤 한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러하다. 앞으로 그러지 말자고 다짐은 하지만 그럼에도 난 가끔 표지 디자인에 홀려서 책을 사는 행태를 간간이 하것제...


공간의 미래 | 유현준

팬데믹 시대에 유효한 책이 아닐까... 싶어서 한번 제대로 읽고 중고 판매할 생각에 다시금 집어 들었던 건데 - 생각보다 흥미롭고 생각보다 시대를 불문하고 새겨들을 공간과 삶에 대한 제안들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목차를 스마트하게 잘 구성했기에 자칫 강의나 방송, 팟캐스트 등으로 소비될 법한 내용에서 '서적'으로서의 가치를 잘 뽑아냈다 싶었다. 유현준 교수 저서들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은 - 특정 시기에 저서를 여러 권 연달아 내면서 일부 내용들이 서로 중복되고, 그의 방송이나 유튜브 콘텐츠와도 겹친다는 것 아닐까. 그럼에도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내어놓는 사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완독 안 했는데-_- 그럼에도 목록에 굳이 넣은 이유는, 이 책을 완독하지 않기로 한 이유나 과정이 내 1월 독서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해서.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한다. 하지만 호불호가 거의 극강으로 갈린다. 초반은 지루하고 장황한 편. 번역도 직역체여서 조금 괴롭다. 하지만 90페이지 넘어가면 큰 반전과 휘몰아치는 전개가 있다고 한다. 그 부분까지 참을까, 겪어본 후에 판단할까, 싶었으나 - 다 떠나서 나는 독서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데 왜? 내가 왜? 반전 뭔지도 줄거리상 알겠는데 역시 꾸역꾸역 견디는 독서는 굳이 하고 싶지 않다. 나의 자원 중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시간인데. 그리고 난 읽을 책들이 많은데. 기회비용 생각하고 바로 내려놓았다. 알라딘으로 가자꾸나. 하지만 이 책을 즐거이 읽은 이들의 다양한 의견, 나와는 다른 의견들이 몹시 즐거웠다. 그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 온오프라인의 책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어준 셈이랄까. 그러니까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건 있지만 - 아무튼 완독은 하지 않았다.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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