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야기
연옥 작가님이 주신 깜짝 그림선물.
연옥 작가님의 두번째 독립출판 책 <가족을 갖고 싶다는 착각> 이 나오자 마자 내용도 모른체 예매구매를 해버렸다. 오늘 책이 도착했고, 잘밤에 펼쳤다가 초반 몇장 읽고 펑펑 울었다. 또 잘려다가 반정도까지 읽는데, 엽서 같은게 툭하니 떨어졌다. 연옥작가님이 그려주신 내 모습이다. ㅋㅋ 귀엽다. 처음에 책 받고 싸인없나? 뒤적거리다가…..보내는 책이 많으셔서 싸인을할 여력이 없으셨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깜짝 그림 선물을 그려주시다니…….ㅎㅎ
작가님의 두번째 책 <가족을 갖고 싶다는 착각>은 책도 작고 페이지수도 많지는 않은데, 엄청 다크하고 묵직하고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프거나 힘든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는 권하고 싶은 책은 분명 아니다. 책 도입부에도 가정폭력과 자해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는 것을 경고 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도 큰 위로가 될 책임에는 분명하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참 멋진 책이다. 감사한 책이고. 어떻게 그 긴 시간을 버텨서 살아오신걸까………나도 29년의 우울증 기간을 어떻게 생존했었나 돌이켜보면…기적같은 일이지만, 연옥작가님도 그 어린 아이가 어떻게 그시간을 살아왔을지……같이 마음이 아프고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작가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원가족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를 직면하고 쓰기에는 너무 힘들고 아파서 나아중으로 미룬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다. 충분히 그럴만한 고통스럽고 아픈 시간이었다. 그 작업을 하기전에 지금의 가족인 네일기 작가님을 만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어쩜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 있을수 있는지. 그것도 젊은 나이에 말이야. 나에게 짝지가 그런 존재이듯이, 연옥작가님에게는 네일기 작가님이 그런 존재였다.
사랑받는 걸 온몸으로 지긋지긋하게 받아봐야 나 스스로 괜찮다는 말을 할수 있다는걸 짝지의 사랑을 10년넘게 받으면서 깨달았다. 나는 15살때 자라지 못하고 내방에 누워만 있던 아이가 29년 내내 내 안에 있었다. 작년에 그 아이가 대학을 갔고, 올해는 대학3학년이 되었다.
상담을 받으시면서 자신이 받은 폭력을 외면했던 아빠를 찾아가 말을 건 장면은 너무 대단했다. 유일한 가족이자 사랑하는 아빠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지만, 아빠에게 왜 그때 모른척했는지 물었고 아빠는 사과를 했다. 얼마나 용기 있는 모습인가.
아직 책은 반 밖에 읽지 않았다. 그런데, 그냥 쓰고 싶었다. 작년에 작가님을 첫 독립출판책으로 알게 되고, 네일기 작가님과 같이 뵙기도 하고 혼자 뵙기도 하고 부산에서도 뵙고 그랬는데………서울과 양산이라는 거리 때문이기도 하고, 한동안 sns상으로 소식만 접했다. 두번째 책이 나오니 또 두분을 보고 싶다. 나도 그렇고, 연옥님도 그렇고 잘 버텼고 생존했고,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 꼬옥 안아주고 싶다. 네일기 작가님과도 반갑게 포옹하고 싶다.
우리 조만간에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