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원: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페미니즘 공부

by 박조건형

엄살원: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여섯명과의 인터뷰들을 담은 책이다. 여섯명의 활동가를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고 그의 이야기를 인터뷰하는 형식의 책이다.


다양한 입장이나 시선의 책을 자꾸 읽으려고 하는 것은 나를 조금씩 확장시키려는 욕구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 의제에 대해서 정리되지 않은 나의 상태를 만나게 된다. 모든 이슈에 수용적이고 공감할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내 한계가 여기까지 구나라도 알아차리는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착한척, 포용적인척 하지 말자는 것이다. 나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 상대에게 내 언어로 잘 설명할수 있는가도 고민한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나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불필요할때는 가능한한 침묵하고 들으려고 한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나와 다른 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능하면 듣는 입장을 취하게 된다. 내가 해야할 역할은 여성에게 페미니즘이 어떻느니 설명하는게 아니라 내가 공부하고 사유하고 내 언어로 정리한 것들을 내 삶속에서 실천하고 또 다른 남성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인것 같다. 남성 페미니스트의 역할은 거기에 있다. 지금까지 싸워온 수 많은 여성선배 페미니스트들의 수혜를 받았고 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할 뿐이다.


페미니즘 잇슈 중에 비건이나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덜 관심을 갖는 편이다. 동물권에 대한 책이나 영상들은 일부러 보지 않는다. 이 책에는 비건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로만 읽었다. 동물권과 환경권을 내 생활과 연루시켜 실천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아픔과 삶에 공감하는 것도 종종 힘든데, 동물들이 겪는 폭력까지 공감하고 연루되면 내 일상이 많이 힘들 것 같아서이다.


누군가를 초대해서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그 기획이 좋았다. 활동가들을 보면서 늘 안타까웠던 부분은 세상에 대해서 돌보는 만큼의 반의 반만큼 자신을 돌봤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활동가로 살아가는 삶과 자기를 돌보는 삶이 충돌할 때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세상 안구해도 되니 그리고 당신이 활동의 영역에서 물러나도 크게 세상이 더 망하진 않으니 일단 자신부터 돌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내가 좋아하는 책방이나 카페가 있다. 그 공간이 오래 유지되었으면 하지만, 자영업이라는 현실이 어디 녹녹한가. 할때까지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마음편히 그 일을 접으라고 사장님들에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행복이지 그 공간을 한번씩 들려 편안한 시간을 가지는 나의 만족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공간이 언젠가는 문을 닫을테고 그러니 있을때 자주 들리고 그 공간을 누리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일년에 한두번 그 공간에 들리면서 이 공간이 오래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손님의 마음은 얼마나 이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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