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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쌤쌤 Sep 11. 2023

겹벚꽃 피는 양보


노래 들을 때는 노래만 꽃은 꽃만  

얼굴에는 얼굴만  


이건 

집중, 좋게 끝나야 하는 


죽과 안의 집착이라면 

서로에게 남기는 편지 

맨날 과거형 친애하는 나의 애인들 


살같이 불빛이 지나는 마을에 

불 조심 방송이 이명산을 넘어가는 순간에 


꽃이 핀다 


입술과 입술만 없는 그림과 너 안에 너 안에 너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고통받는 이유 있다 


화려한 과거와 힘겨운 미래가 있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가 사소한 것이어도 

강한 사람이 슬픈 장소를 찾아다니는 원인을 몰라도 


천 번이어도 


분홍은 분홍만  


불과 몇 초 사이의 하얀 기분이어도 

최후의 약한 색으로 괴로워해도 


을 때는 걷는 것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벚꽃이 만발했을 때 나는

우리 집 꽃이 피지 않아 애가 탔다. 화개십리벚꽃, 진해벚꽃이 다 질 무렵 양보면 가로수 겹벚꽃이 서서히 피었는데, 겹꽃이어서 오랫동안 탄탄히 달려 있었다. 탐스럽고 예뻤다.


겹은 집중의 시간이다. 노래 들은 땐 노래만, 걸을 땐 걷는 것에 집중할 때 꽃 속에 꽃이 핀다. 불과, 몇 초의 하얀 잎이었다가 진한분홍으로 바뀌지만 분홍은 분홍.


좋게 끝나야 하는 사연들처럼 기다리면

피는 꽃. 겹벚꽃이 양보에.



하동군 양보면 서비길 161 양보책방 겹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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