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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ted Creative and Design Nov 13. 2023

HR플랫폼의 리브랜딩 비하인드

원티드 브랜드디자인팀의 리브랜딩 이야기

안녕하세요. 원티드랩 브랜드디자인팀 강한빈입니다.
최근 들어 첫 직장을 찾아보거나 이직을 마음에 품고 원티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어딘가 달라진 모습이 여러분을 맞이했을 텐데요.
HR 플랫폼 원티드는 지난달 리브랜딩을 공개했습니다. BI의 리뉴얼과 함께 앱, 웹서비스의 개편이 함께 이루어지며 다양한 접점에서 변화가 있었고, 이를 한 채널에 묶어내는 브랜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리브랜딩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심볼과 로고타입의 리뉴얼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원티드의 새로운 BI






새로워져야 하는 이유


원티드의 비즈니스는 다각도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어요, 단순히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아닌 HR의 모든 영역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커리어와 연결된 교육 컨텐츠,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이야기하는 커뮤니티, 일하는 형태에 따라 프로젝트를 연결해 주는 등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하며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흐린 눈을 하고 본 기존 원티드 BI와 타사 BI


기존 원티드의 BI는 ‘기업과 구직자를 추천으로 이어주는 서비스'라는 의미로 세게의 원을 겹친 형태를 가지고 있었어요. 구인 구직에 집중하여 비즈니스를 전개하던 시기에는 ‘세 개의 푸른색 원’이 원티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지만 반대로 접근하기 쉬운 형태와 컬러가 다른 브랜드와 유사성을 띄는 상황이 빈번해지며 원티드의 고유한 브랜드 자산이 훼손될 우려가 생기기도 했어요. 


이처럼 원티드의 확장된 비즈니스와 비전을 담아내지 못하는 기존의 BI를 개선하고 업계에서의 독자적인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가능성


한 브랜드에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그 이야기에 걸맞은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는 브랜드 리뉴얼의 전 과정에는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뉴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얻었다 할지라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서도 공감이 필요하죠.


전사 구성원과 함께하는 브랜드 가치 설정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새로운 심볼과 브랜드의 방향성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브랜드 에센스가 필요했고 모두의 공감대로 이루어진 에센스는 브랜드의 전 과정을 관통하는 기둥역할을 하기도 하죠. 
원티드의 본질적인 가치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원티드를 통해 첫 직장에 입사하기도, 본인에게 더 맞는 회사를 찾아보기도, 프리랜서라면 다양한 프로젝트를 찾고 제안받기도 해요. 회사의 입장이라면 회사의 비전을 이루어줄 인재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이렇게 첫 직장, 새로운 직장, 새로운 사람들을 기대하게 하는 것에는 모두가 사람 혹은 회사의 ‘가능성'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원티드는 이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실현해 주고 있었고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통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가능성'이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방향성을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움의 정도


리브랜딩의 ‘새로움’은 말 그대로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브랜드가 잘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한 척도가 되는 ‘일관성'을 주체적으로 버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리브랜딩은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고 완전하게 변모해야 하는 시점에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원티드의 기존 심볼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던 만큼 변화가 필요한 동시에 레거시 혹은 헤리티지라고 하는 기존의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야 할 필요도 있었죠. 예를 들어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푸른색의 컬러와 쉬운 도형으로 이루어진 심볼, 산세리프 형태의 로고타입 등 원티드의 시각적 자산을 투영하는 작업이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97:100의 비율로 정원에 가까운 로고타입의 카운터 형태


형태가 쉽고 타 브랜드와 변별력이 떨어졌던 심볼은 보다 많은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원형으로 이루어진 심볼의 꼴을 로고타입에 녹여내는 방향으로 기존 형태에 대한 기조를 유지하는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로고타입의 카운터가 세로로 긴 타원의 형태였다면 새로운 로고타입에는 지오메트릭 한 형태를 강조하여 원형에 가까운 카운터를 적용하고 다각화되는 비즈니스에 따라 생겨나는 하위 서비스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웨이트를 가진 로고타입 전용 소문자 서체를 제작했습니다.

로고타입을 위해 제작한 서체를 기반으로 원티드 브랜드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제목과 본문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독성과 사용성을 높여 ‘Wanted Sans'라는 서체로 탄생하기도 했고요.


원티드 로고타입용 서체와 원티드 산스의 비교


Wanted Sans의 개발자 길형진 디자이너는 “Wanted Sans는 새 원티드 브랜드 정체성과 연속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오메트릭 형태를 가진 원티드 로고타입 형태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원티드 로고타입은 우리가 겪는 커리어 생활을 연속적인 형태로 그려 표현한 원티드 심벌의 기초 도형 형태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장황하게 해석해 보면, 원티드 산스는 커리어를 유연하게 찾으며 지내는 우리 삶의 단면을 바탕으로 한다고 이야기해 볼 수 있겠습니다.”라고 ‘Wanted Sans’를 설명합니다.


길형진 디자이너의 '원티드 산스'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새로운 얼굴 찾기


새로운 심볼을 디자인하기에 앞서 기존의 레거시를 내포하고 새로운 심볼을 마주했을 때 의도한 심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세 가지의 시각적 기준을 설정했습니다.

첫 번째 다양성(Diversity), 우리는 모두 고유한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일을 선택하는 기준과 일을 찾는 방법도 다양해졌죠, 심볼의 형태에서 다양성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고 폭넓은 아이데이션을 위해 다양성을 첫 번째 기준으로 설정했어요.

두 번째 연결(Connect), 회사와 사람을 연결한다는 기존 가치를 계승함과 동시에 모든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커리어의 여정을 표현하려 했어요.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킥오프 할 당시 여정과 관련된 리니어 한 이미지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세 번째 가능성(Possibility), 브랜드 에센스로 사용되기도 한 가능성의 가치는 앞선 두 가지의 기준을 포용하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심상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하는 모두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도록 세 번째 기준으로 설정했어요.

이러한 기준을 두고 “우리 모두는 고유한 ‘나다움'을 가지고 원티드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며 커리어를 유연하게 만들어나간다”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스케치를 진행했어요. 비교적 뚜렷한 목적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많이 그려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스케치를 진행하며 기존 로고가 가졌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데에도 신경 써야 하기도 했고요.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던 원티드의 기존 로고


심볼은 브랜드의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의미와 심미성도 중요하지만 사용성과 범용성과 같이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요소를 고루 갖추어야 하죠.
기존 심볼의 경우 세로에 대비하여 가로가 긴 형태였어요. 원 세 개를 가로로 나열한 형상 때문에 심볼과 로고타입의 조합형인 시그니쳐 형태로 로고를 사용할 경우 가로 폭이 길어지는 점 때문에 적용이 제한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심볼의 사용 빈도는 줄어갔고 결국 로고타입만 사용하게 되었어요. 또 다른 문제는 심볼에서 원이 겹쳐지는 부분으로 인해 1도(단색) 표현이 제한되고 다크모드에 대응하기도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어요, 5-6년 전만 해도 UI 디자인에 다크모드가 고려되는 시점은 아니었으니까요. 앱, 웹 기반의 플랫폼에서 표준 OS의 UX 발전에 따라 로고의 형태가 제한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뭐든 많이 그려보자


수용하기 쉬운 도형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상상의 유연함을 더하기 위해 2D, 3D, 타입을 다루는 툴 등 스케치가 가능한 모든 툴을 사용하면서 당시 화제가 되었던 Chat GPT를 활용해 전달하려는 가치를 시각화할 수 있도록 텍스트로 정리해보기도 하며 심볼 스케치를 이어나갔습니다. 스케치 중간 혹여라도 유사성을 띄는 로고가 있는지를 찾기 위한 레퍼런스 체크도 필수적이었죠.

작업자로서 프로젝트를 대하다 보면 본인의 작업물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꽤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무엇보다 객관성을 띄어야 하는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인 만큼 작업물 하나하나 보다는 프로젝트 전체에 애정을 가지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호흡이 긴 만큼 진행 초반의 구체화되어있지 않은 상태 일지라도 거시적인 관점으로 엔드픽쳐를 상상해보기도 하며 프로젝트를 대하는 자세가 브랜딩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고요.


즐거운 리뷰


스케치 과정을 거친 심볼과 로고타입들은 뉴스레터의 형태로 사내 구성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으로 리브랜딩을 진행했어요. 정돈된 아웃풋을 공유하는 방식보다는 러프할지라도 모든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구성원 모두가 리브랜딩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이러한 방식을 취한 이유는 앞서 말한 구성원 간의 ‘공감'을 위한 것이기도 했어요.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리브랜딩이라는 목적 아래 자연스러운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죠.


브랜딩의 시각적인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서 원티드의 브랜드 가치를 내포하고 의도한 심상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는 스케치로 방향이 좁혀지고 브랜드 컬러에 대해서 고민하던 시점에는 다양성(Diversity)과 가능성(Possibility)을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색상 조합의 그라데이션을 적극적으로 테스트했어요.
기존 브랜드 컬러였던 푸른색을 기반으로 하되 가능성의 다채로운 모습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려 했죠, 기존 로고의 페인포인트였던 사용성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에서 컬러테스트도 진행했고요. 그라데이션 심볼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플랫폼의 특성상 디스플레이 안에서의 환경이 주요 접점이 되는 점을 우선순위로 두었고, 이는 보다 다채로운 브랜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하고 유연하게 그리고 연결 짓는


원티드 심볼의 의미들을 함축한 심볼 모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능성’으로부터 출발한 원티드의 심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새로운 심볼은 모두에게 친근한 도형들의 조합을 통해 커리어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그라데이션을 통해 나답게 일하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표현했어요. 그리고 우리의 경험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생겨나며 쌓이는 커리어처럼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심볼의 형태는 우리 모두의 유연한 커리어 여정을 표현합니다.

원티드는 심볼에 담긴 의미처럼 원티드를 통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다운 커리어를 유연하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요.




인하우스에서의 리브랜딩


요즘 들어 여러 스타트업과 IT 기업에서 리브랜딩 혹은 리파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니즈가 더욱 다변화되고 시장이 첨예해지면서 기업과 브랜드의 비즈니스는 업계 영역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기업의 미션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진단하고 단순히 보여지는 시각적인 산출물을 넘어 대중에게 공개되는 일련의 모든 모습들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산출물을 총망라하는 작업이기에 인하우스 디자이너 혹은 외부 디자인 에이전시 모두 욕심을 갖는 프로젝트가 되기도 하죠.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 쉽게 겪을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도 하고요.

리브랜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더 좋을 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유명 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더 좋은 결과물과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어요. 제삼자가 바라보는 리브랜딩의 형태와 진행 과정이 더욱 새롭고 신선할 수 있기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외부 에이전시에게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위임하는 것이겠죠. 반면 인하우스에서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해당 회사를 누구보다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지만 디자인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수 있기에 그만큼의 부담이 따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디자인 회사가 아닐지라도 디자이너에게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딘지 묻는다면 각 업계에서 디자인을 잘하고 있는 회사라 답할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요.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체감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과 내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은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끝과 동시에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리브랜딩은 공개 이후의 작업들이 더욱 중요해지는 프로젝트입니다. 조형적으로 아름답고 눈길을 끄는 심볼 디자인도 물론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브랜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좋은 디자인은 단순한 미적 아름다움으로 종결시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새로운 브랜딩이 적용이 되었다 할지라도 끊임없는 보완이 필요하고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변주들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성장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바라보니 ‘잘한 브랜딩’은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점보다는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 속 일련의 히스토리가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이 ‘잘한 브랜딩’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네요.

원티드의 리브랜딩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브랜드디자인팀뿐만이 아닌 크리에이티브, UI, 디자인 플랫폼팀 등 각 팀들과 협업하며 유저에게 보여지는 모든 브랜드 활동에 원티드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도록 에셋들을 정비하고 시스템화하고 있죠. 원티드의 리브랜딩 역시 ‘잘한 브랜딩'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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