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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위 Aug 15. 2021

취향 있는 캐주얼 3

캐주얼한 아웃도어룩과 빈티지, 세컨핸드 브랜드

취향 있는 캐주얼 3

캐주얼한 아웃도어룩과 빈티지, 세컨핸드 브랜드


 한국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적으로 많이 착용한다. 외국에서는 노스페이스 구스다운을 도심 한 복판에서 입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일 만큼 일상적이다. 광고 모델로 전문 등반가를 채용하는 것과 유명 연예인을 채용하는 것에서 어떻게 인식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캐주얼 스타일 중에서도 편안함과 기능성에 중심을 두는 사람들은 아웃도어 의류를 패션 아이템으로 선택하기도 하는데, 등산과 낚시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의 멋이 청년층에 녹아들며 더욱 자연스러운 문화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한국 패션에서 유행이 아닌 문화라고 한다면 꾸준히 인기 있는 것은 바로 빈티지와 세컨핸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만큼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양한 옷을 많이 입을 때, 비싼 제품을 보다 저렴히 구매할 때, 매물이 없는 제품을 구매할 때, 남들이 입지 않는 옷을 구매할 때 빈티지와 세컨핸드 제품은 아주 유용하다.


이번 글에서는 아웃도어 스타일과 빈티지, 세컨핸드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한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그리고 타인의 손을 한번 거친 빈티지, 세컨핸드 제품을 구매할 때 간단한 팁에 대해 알아보자.



아웃도어

 전반적으로 무난한 톤의 착장에 비 오는 날에도 든든한 자주색 고어텍스 자켓을 입어 색상에 포인트를 준 룩이다. 아웃도어 자켓을 걸쳤지만 안에 입은 옷은 청바지로, 등산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서 고어텍스 자켓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아웃도어

  아웃도어는 야외 활동, 야외복, 스포츠복, 등산복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주로 몸을 많이 움직일 때 입는 운동복이기에 활동성, 투습성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주머니, 지퍼 등의 디테일에서 오는 기능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한국에서 2000년대부터 갑작스럽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모든 유행이 그러하듯 현재에는 일상적인 패션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최근 몇 년 한국의 주요 키워드가 ‘라이프 스타일’인 만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는데, 마치 레저 붐이 일었을 때 나이키에 감성이 덧입혀져 판매량이 급상승한 것처럼 등산, 캠핑 등에 심리적인 가치가 더해지며 전문 아웃도어 의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 THE NORTH FACE

 노스페이스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전문가들의 필드 테스트를 거쳐서 제품을 생산하며 많은 사람들이 착용하여 기능성으로는 보증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텐트도 퀄리티가 좋기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눕시 라인이다. 오래된 라인인 눕시 1992 모델은 등반가의 하네스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기장이 짧은 편인데 최근 유행한 크롭, 숏 기장보다는 길다. 즉 일반적인 기장으로 유행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퍼플 라벨 사코슈 백이 예쁘기로 소문나 있다. 퍼플 라벨은 일본 생산 라인을 뜻하며 말 그대로 라벨 색상이 보라색이다. 덧붙이자면 한국 생산 라인은 화이트라벨이라고 한다.


- FJALLRAVEN

 노스페이스보다 오래된 브랜드인 피엘라벤은 북유럽을 대표하는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제품군을 ‘패밀리’라고 부르며 스웨덴의 지명으로 명명하는데, 전문 아웃도어나 일상 캐주얼류, 가벼운 아웃도어 제품 등 용도에 따라 라인을 나누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할 때 참고하면 좋다. 디자인이 심플하며 둥글둥글한 텍스트와 여우 로고가 귀엽다. 가장 좋은 것은 홈페이지에서 설명을 자세하게 해 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 ARC’TERYX

 아크테릭스는 등산인이 연합하여 만든 캐나다의 아웃도어 브랜드이다. 고가인 만큼 고기능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유하자면 아웃도어계의 명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징적인 부분은 방수 기능에 있다. 산업용으로 개발되었던 방수 지퍼를 최초로 옷에 사용하고, 봉제선에 물기가 스미지 않도록 심실링 처리를 해서 가볍고 방수뿐만 아니라 투습, 내구성을 지닌 고기능성, 더해서 미적인 요소까지 충족하는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공식 사이트에서 제품을 소개할 때 기능에 초점을 맞춘 글들을 보고 있자면 테크 웨어라는 카테고리를 두고 아웃도어로 분류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아크테릭스도 피엘라벤처럼 제품의 특징에 따라 패밀리 네임이 있다. 그중 인기 있는 제품은 전문 클라이머에 초점을 맞춘 알파 제품이지만 고가인 만큼 전문가용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구매해 오래 착용하길 바란다.


빈티지 / 세컨핸드

Top: Vintage / Bottom:  / Bag: Kinott / Shoes: Vans | Dress: Vintage / Bag: M&Kyoko / Shoes: Vans
( L ) 많은 패턴을 조화롭게 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상하의는 톤온톤으로 패턴이지만 과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상의의 흰색 꽃무늬가 포인트가 된다. 가방은 또한 패턴이나, 상하의 보다 힘을 주어 오히려 전체적인 무드에서 패턴이라는 포인트를 살려준다.
( R ) 그런지한 느낌을 주는 컬러로 빈티지함이 돋보이는 룩이다. 파란 염색이 번지듯 들어간 원피스와 포켓 디테일이 귀여운 데님 가방에 패치워크 반스화를 신었다. 전체적으로 톤을 맞추어 조화를 이룬 룩이다.


빈티지와 세컨핸드

 빈티지의 유래는 와인이다. 양질의 포도로 만들어진 잘 숙성된 와인에 붙여주던 라벨이었던 빈티지를 복고풍, 오래된 의류에서 쓴 것이다. 즉 빈티지는 오래된 의류에 사용하는 단어이다. 빈티지가 생산된 지 오래된 제품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세컨핸드와 어떻게 다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컨핸드는 말 그대로 누군가가 한 번 사용했던 것을 의미한다. 번개장터, 당근 마켓 등의 중고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이 많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세컨핸드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가까운 것이 되었다.


Outer: Vintage / Top: Vintage / Bottom: Vintage / Bag: Gramicci
 가방을 제외하고는 빈티지 의류로만 착용하여 옛날 복장을 보는 듯하다. 클래식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제품은 어느 하나도 착용하지 않았지만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빈티지와 세컨핸드의 매력

 빈티지도 종류가 다양하다. 몇십 년이 지난 브랜드도 모를 의류도 있고, 과거부터 이어져 현재까지도 여전히 건재한 브랜드의 옛 제품도 있고,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지만 디자인이 바뀐 군복과 같은 제품도 있다. 놀랍게도 이것이 빈티지의 매력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옛날 브랜드의 누구도 구하지 못하는 제품을 착용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역사가 깊은 브랜드의 옛 제품,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구 버전 디테일’을 가진 오리지널 라인을 손에 얻는 것은 브랜드의 가치를 손에 얻는 것과 같다. 과거의 실루엣을 그대로 간직한 밀리터리룩들은 옷에 담긴 작고 큰 이야기만 들어도 멋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가치가 담긴 제품을 그 컨디션에 따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빈티지의 묘미이다.

세컨핸드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가격대가 높은 명품 제품들도 소장용이든 전투용이든 제품의 컨디션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이고 살지 말지 선택만 하면 된다.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제품은 공급이 꽤 있어 원하는 제품이 있다면 빈티지 제품에 비해 구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점이 세컨핸드의 작은 장점이다. 최근의 제품일수록 세월감이 덜하기도 할 것이다. 빈티지, 세컨핸드라고 하면 사용감이 있는 제품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오래되었어도 사용되지 않은, 데드 스탁이라고 불리는 제품도 있다. 결국 빈티지와 세컨핸드는 가치를 사는 것이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슬쩍 한 마디 더 얹어보자면 쏟아져 나오는 기성복 사이에서 과거의 옷을 구매하는 것은 환경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Top: SLY /Bottom: Vantvart /Bag: Kaldi kabas | Top: Niko and /Bottom: Vintage /Bag: Yoshida Porter
( L ) 빈티지샵에서 구매한 여성용 사파리 자켓으로 활동적인 느낌과 패셔너블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전투화, 작업화의 이미지를 가진 워커로 그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 R ) 가벼운 나일론 소재의 셔츠 자켓에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슬랙스를 매치하여 톤온톤으로 착용했다. 서로 다른 소재이지만 나일론 셔츠에 큰 포켓 디테일과 팬츠의 자작하게 들어간 코듀로이 질감이 비슷한 톤으로 어우러져 위화감이 없다. 위아래 모두 빈티지 제품이다.


빈티지, 세컨핸드 제품 구매 팁

 빈티지, 세컨핸드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 저렴한 가격에 홀려 이것저것 구매하다 보면 평소보다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옷은 산더미처럼 쌓여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상품의 컨디션을 잘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마음에 드는 티셔츠라고 해도 목이 늘어나 있다면 결국 얼마 입지 못하고 버리게 될 것이다. 외에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크고 작은 오염, 뜯어진 제봉, 떨어진 단추, 지퍼 불량 등은 살 때 자칫 잘못하면 확인하지 못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가격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거나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다면 흥정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두 번째는 가지고 있는 옷과 매치할 수 있느냐이다. 가진 옷과 매치할 수 없다면 또 다른 옷을 사야 할 것이다. 빈티지는 새로운 스타일을 도전하기 부담스럽지 않지만 매번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집에 쌓인 입지 않는 옷들을 알아챘을 때에는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옷을 처리하는 것도 일이기 때문에 새 옷을 사는 마음으로 자주 입을 것인가 아닌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세 번째는 이 옷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스스로 아는 것이다. 막말을 하자면 다 떨어진 옷을 입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옷을 왜 입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이러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등 다양한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잘 운영하는 빈티지샵은 자신이 가져온 의류의 가치를 알고 있다. 직접 물어보고 옷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큰 재미로 다가오니 옷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이유를 모르겠을 때에는 옷에 대해 물어보도록 하자.


<FUDGE> 2020.10. | <POPEYE> 2021.04.

 유난히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자신이 입는 옷의 가치를 알거나 스스로 가치를 매기는 행위는 정말 중요하다. 결국 그것은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옷을 한 철 입고 버리는 것이 아닌 좋은 옷을 선택하여 오래 입는 하나의 방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옷을 구매할 때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옷장을 열어 가진 옷들의 가치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유의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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