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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Apr 05. 2024

전화가 무섭다.

우당탕탕 사회초년생






콜포비아가 후원단체에서 일을 하면


나는 스스로 MZ세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요즘 애들 답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MZ세대다운 나의 면모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중 나를 가장 괴롭혔던 것이 전화였다.


나는 전화가 어색하고 무섭다.

전화가 오면 식은 땀이 난다.

전화를 받는 내내 어색한 느낌이 들면서 횡설수설하다가,

전화를 끊고 나면 얼굴에 열이 오르고 땀이 흥건해진다.


유일하게 편한 전화는 부모님 전화 뿐….

친구들도 심지어 애인도 초기에는 전화가 불편하다.

그래서 전화가 와도 받지 않고 끊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메신저로 연락한다.(죽을 죄를 지었…)

메신저로 내용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한 뒤, 콜백을 한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일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업무상 전화는 필수, 아니겠습니까? 흑흑흑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는 파워 E,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도 아니다.

모르는 사람, 처음 보는 사람과도 곧잘 이야기한다.


차라리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

대면이나 메신저로 이야기하는 건 괜찮은데 전화는 힘들다.  

대체 왜 전화가 무서울까, 수차례 고민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내 말이 주목되는 상황,

상대의 반응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준비없이, 즉각 떠오르는 말을 뱉는 것이 공포스러운 것 같다.


안보이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주목을 준비없이, 로 받아쳐야 하는 부담감..?


직접 만나면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이야기의 방향을 틀 수 있다.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번 뒤, 생각하고 답변할 수도 있다.


메신저도 충분히 생각한 후 정리해서 답변할 수 있다.

‘보내기’ 누르기 전에 수정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보내기 취소’도 된다.

말을 주워담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화는 안보이는 상대에게 바로바로 답해야 한다.

내 답변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충분히 고민하고 답할 수 없고 반응을 직접 볼 수도 없다.


답한 뒤 정적이 흐른다? 바로 땀범벅행이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나 질문이 더 들어온다?

 더듬이가 된다...


이렇게나 전화를 무서워하는 내가,

후원을 받는 비영리법인에서 했다.

안 그래도 전화하기 힘든데,

부탁하는 내용의 전화를 수없이 해야했다.  

게다가 여러 개인과 단체가 소속된 네트워크 법인이었다.

전화를 받고,

전화로 연결해드리는 일이 업무의 대다수였다.


매일같이 시달리다가조금씩 살 길을 찾기 시작했다.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ㅁ!!!!




나는야 전화 마스터


또 보러 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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