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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Apr 10. 2024

전화가 무섭다. _2

우당탕탕 사회초년생





나는야 전화 마스터



1. 먼저는 전화 대본을 쓰는 것이다.

짧은 전화라도 예외없이 항상 대본을 썼다.

같은 내용으로 여러 번 전화할 때는 반응을 보면서 대본을 고쳤다.

하다 보면 이렇게 말해야 덜 지루해 하시는구나,

싶은 간결 버전이 만들어졌다.



2. 다음은 전화가 오기 전에 먼저 전화를 거는 것이다.


용건이 생겼다,

일정을 보니 이런 전화가 올 것 같다,

이렇게 일이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으면

전화 대본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먼저 전화를 걸어버렸다.

준비 단디하고 선수치는 거야!!!!


전화 오는게 무서워서 시작한 일이었지만ㅋㅋㅋ

이 전략은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없던 일을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전체 일정을 미리 훑고,

함께하고 있는 사람, 단체(자원)를 보면서 미리 큰 그림을 그리고,

이해관계와 연결 지점을 미리 찾다 보니,

새로운 만남과 일을 먼저 제안하게 되었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서 하게 되었달까…

먼저 전화를 하려다 보니 먼저 제안하는 사람이 되었다.


뜬금없이 발달장애인부모회에 연락해서 찾아간달지,

뜬금없이 전화로 장애인부모회, 복지관, 공공센터, 사회적기업 분들을 불러 모아 고용시범사업을 제안하는 회의를 연달지 하는 일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되었고,

상상한 그림대로 되지 않더라도

‘관계’를 남길 수 있었다.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 안면을 트는 것만으로도 마구 연결되어 반짝거리는 것들을 잔뜩 빚어내시는 분들이 지역에는 많았기 때문에,

항상 기대 이상이었고,

항상 보람찼다.


어린 청년이 뭔가 해보겠다는데 도와 줘야지,

기꺼이 받아주신 덕분에

나의 서투른 작당은 언제나 기분 좋은 씨앗이 되어 뜻밖의 만남과 감동적인 작업을 피워냈다.

구상해둔 제안과 만남을 다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참 좋은 방법이지만…

먼저 준비해서 전화를 거는 방식은 사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오는 전화를 받아 치는 것만으로도 벅찰 때가 있다.



그래서 탄생한 비기?!가 바로

3.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라고 답하는 것이다.

긴장 잔뜩, 당황한 상태에서 답변하고 후회하지 말고

잘 모르겠어서요,

혹시 몰라 확인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알아보고 다시 연락 드려도 될까요?

라고 답해 시간을 번 뒤,

전화 대본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콜백을 하는 것이다.

성심성의껏 응대해주는 것 같아서 되레 고마웠다는 분도 계셨다.


이렇듯 먼저 선수를 치거나 시간을 벌어서

‘준비된 상태로’ 전화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내가 터득한 살 길이었다.

전화의 주도권을 잡는 거야!!!ㅋㅋㅋ흑흑흑


그러나 노하우일 뿐…

전화를 무서워하는 내가 고쳐지는 것은 아니었다.




괜히 ‘공포증’이 아니야


또 보러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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