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소개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본어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에 그 이름을 잊지 않았는지. 왜인지 모르게 지금도 책 제목과 저자는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약 3년이 지나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 다시 이어령 선생님을 찾게 되었다. 추천 도서 목록에서 우연히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발견해 집어 들게 되었다. 책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읽었다.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고 싶었다. 몇 날 며칠간 밤새워가며 책을 이해하려 애쓰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얻는 것에 감사했다. 그래서 지금도 표지를 보면 열심히 밑줄을 긋고 정독한 기억이 떠오른다.
하루는 유튜브에서 8대의 컴퓨터로 집필 작업을 하시는 이어령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괜스레 놀라곤 했다. 한편으로는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이에 상관없이 배움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스승처럼 느껴졌고 닮고 싶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선생님을 보고 자극을 받았는지. 대단하게 느껴지는 사람을 보면 삶의 방향성을 한 번씩 점검하게 된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으로 존재할 것인가?’
책을 펴고 삶, 죽음 그리고 그 간극에 관해 깊게 사유했다. 다시 현재에 집중했다. 삶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나는 (나답게 세상에) 존재했나?”. 삶이란 나다움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삶과 죽음 사이의 연결을 유연하게 표현한 책이 세상에 있어 감사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든, 매일 겪는 일상이든, 아니면 앞으로 겪을 일이든 두려워도 나아가자고. 그간 겪었던 고통을 담담하게 다시 맞이하게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래에 어쩌면 위로가 될지도 모르는 이어령 선생님의 이야기를 적어두었다.
“삶의 고통은 피해 가는 게 아니야. 정면에서 맞이해야지. 고통은 절대 대신할 수 없어. 오롯이 자기 것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