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도 ‘잘’ 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 중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매일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을 보내는 회사 생활이 괴로움과 스트레스로 가득하다면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일이 재미없게 느껴지고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늘어날 때, 이 악물고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더 잘 맞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이직하는 방법도 있죠.
기존의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적응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직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우선 이직을 하면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고 그만큼 넓은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고, 새로운 조직 문화를 접하는 경험은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합니다. 이런 변화를 여러 번 겪다 보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또한 발달하여 어떠한 곳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기에 이러한 적응 능력은 필수 역량이죠.
또한 이직은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이직할 때의 연봉 상승률이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며 연봉 인상을 받는 것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는 것에는 확실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거나, 이전 직장에서 익힌 노하우를 이 팀에 적용하는 등 팀에 긍정적인 자극을 줍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장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이직을 결심하지만, 그 이후에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직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좋은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해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제 나름대로 찾은 답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이직을 하고 싶은데 이 정도 경력은 애매한가요? N년은 채우고 나가는 게 맞을까요?" 이직에 관해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저도 첫 직장에서 최소 3년은 채우고 나가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적이 있지만, 지나고 보니 이직 시기를 몇 년 차라는 특정 숫자로 정의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사람마다 한 환경에 익숙해지는 기간과 이직의 필요를 느끼는 시기는 각각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맞는 ‘마법의 이직 연차’는 없다고 봅니다. 이직 타이밍을 정할 때 연차 대신 제가 사용하는 기준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현재 환경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낄 때
현재 환경에서 성장하기 어렵다고 느낄 만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기술이 너무 익숙해졌을 때, 현재 팀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어려운 상황일 때, 일을 배우고 싶은 선배나 동료가 없을 때 등 다양한 이유로 성장의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현재 1년 전 오늘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1년 뒤에도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조직에서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자긍심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는 분명 있습니다. 굳이 성장 기회를 희생하면서까지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틸 이유는 없습니다.
2. 삶의 만족도에 지장을 주는 문제가 있을 때
모든 게 완벽한 회사는 없고, 어느 환경에든 문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잘 맞지 않는 조직 문화, 성과에 비해 적은 보상,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동료와의 갈등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중 사람마다 유독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가 있을 겁니다. ‘직장 생활이 다 이렇지 뭐’ 하며 버티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게 여러분의 업무 만족도, 나아가 삶의 만족도까지 떨어트리는 중대한 문제라면 절대 쉽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계속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이직을 고려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3. 회사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회사와 직원은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이루어야 롱런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세를 보이면 개인도 그만큼 성장 기회를 많이 얻게 되고, 반대로 회사의 미래가 어둡다면 개인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 하락세를 보이는데 리더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부진한 성과를 단순하게 잦은 해고로 해결하려 할 때, 그리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이 조직에서의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혹은 회사의 경영과 상관없이 해당 산업 분야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함께 롱런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보람을 느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소제목을 이렇게 적어놓긴 했지만, 사실 ‘좋은 회사’의 기준이란 게 사람마다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돈을 많이 주는 회사, 워라밸이 좋은 회사, 수평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 중 어느 곳이 가장 좋은 회사인지 100명에게 묻는다면, 각자의 성향과 우선순위에 따라 모두 다른 답변이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은 ‘(나에게) 좋은 회사를 고르는 방법’으로 읽는 게 낫겠습니다.
나에게 좋은 회사를 고르려면 일단 자신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선정해 보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 다양한 업무를 해볼 수 있는 기회, 일을 배울 만한 멘토의 존재, 자유로운 조직 환경, 성숙한 개발 문화 등 여러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나열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보세요. 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무지갯빛 회사를 찾지는 못하더라도,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2~3가지를 충족하는 회사를 찾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봅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선정했다면, 다음에 갈 회사가 이에 부합하는 회사인지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합니다. 간단하게는 기업 문화 페이지 조사부터 시작해서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의 리뷰를 읽거나, 면접관에게 관련 질문을 하는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파악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링크드인에서 현재 그 회사에 재직 중인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솔직한 피드백을 물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커리어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결정이니,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신중하게 선택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이직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직을 결심하기까지 마음의 준비부터 실제 면접을 위한 공부, 그리고 새 직장 입사 후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까지 필요하니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직을 택하는 이유는, 이직이 주는 ‘희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 지금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 보다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이요. 그리고 충분한 노력과 적당한 운이 따라준다면, 그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의 이직을 통해 이 희망이 실현되는 걸 겪어 봐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현명하게 이직을 결정하셔서 원하는 바를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