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엄마가 될 수 없다는 딸의 이유

by 뚝이샘
“엄마, 친구들이 선생님께
예의 없이 행동하는 걸 보면 속상해.

엄마도 선생님이잖아.
마치 우리 엄마한테 그러는 것 같아서.”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직 어린 줄만 알았던 딸이 이제는 엄마의 입장을 헤아려주는구나.
엄마를 걱정하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울림을 줄 줄이야.


나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딸은 선생님께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으니 참 다행이야.

딸~ 물론 우리 딸이 알아서 잘하겠지만
선생님을 엄마다~ 생각하고
예쁘게 행동하자.”


그런데 딸은 나보다 한 수 위였다.

그런데 엄마~,
선생님을 엄마처럼 대하면 큰일 나지.

솔직히~
나 엄마한테는 가끔 너무 편하게
심하게 행동할 때도 있잖아.
그럼 그간 쌓아온 이미지 다 날아가.”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농담 같았지만,

그 속에는 아이만의 깊은 성찰이 숨어 있었다.



집에서는 마음껏 투정 부리며 엄마에게 기대지만,
학교에서는 자기만의 이미지를 지켜내려 애쓰는 아이.
엄마에게는 여전히 어린아이 같지만,

학교에서의 딸은
이미 또래 속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아이는 이렇게 자란다.
누구보다 가까운 엄마와의 대화 속에서,
사소한 농담 한마디 속에서,
배려와 성숙을 배우고 또 키워간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깨닫는다.
이의 성장 앞에서,

부모는 늘 학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대화 속에서,
웃음과 눈물 사이에서,
조용히 피어난다.



오늘도 딸과 함께 자라나는 엄마,
기록으로 성장하는 교사.

작가의 이전글학교가 줄 수 없는 것, 가정에서만 줄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