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길로만 안 가게 하면 된다.
일을 수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선배들은 많은 경험 덕에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비효율적인 일을 하려고 하면 말리기 바쁩니다. 그런데 과연 선배들의 방법이 무조건 좋은 방법일까요? 지금까지는 좋은 방법이었던 것 아닐까요?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효율적인 방법으로만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은 선배들이 알려주는 효율적인 방법을 열심히 배우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곤 하죠. 그런데 아무리 알려줘도 계속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일을 하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벌써 듭니다. 그런데 바쁘게 끝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한번 그 방식으로 해보게 두는 것은 어떨까요?
만약 선배님도 바쁘지 않다면 후배가 일 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봐 주는 겁니다. 가까이서 보면 후배가 눈치 보느라 일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비효율적으로 처리한 일을 가지고 오면 그때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선배는 한 번만 말해서 좋고, 후배는 그 일을 왜 그렇게 하는지 알아서 좋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후배가 알아서 선배들에게 질문하러 올 겁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간혹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 발견되곤 합니다. 선배들이 바보여서 더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몇 가지 방법을 해봤지만 지금 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그런데 이런 이유가 선배들이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창의적인 방법은 여러 이상한 시도(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끝에 나오는 법인데,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니 창의적인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 후배들은 이제 일을 배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이다 보니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지 않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방법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방법이 효율적이고 좋기만 한 것이면 괜찮을 텐데 불법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선배들이 두고 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 "내가 그래서 그렇게 안 하는 거야."라고 말씀하실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도 지겹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저는 선배들은 후배들이 뒷길로 빠지지 않도록만 감시하되, 바쁘지 않은 업무들은 최대한 후배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은 후배들이 스스로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선배들의 조언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