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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어가기 Jul 23. 2021

고통과 어두움에 대하여

삶의 높은 지점에 올라가고자 한다면, 삶에는 올라가고 싶은 높이만큼의 골짜기가 있어야 한다. 그림에 밝음을 주고 싶을 때 하얀색만 칠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부분을 더 강조하듯이, 음악의 클라이막스를 부각하고 싶을 때 더 크게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부분을 더 작게 연주하듯이. 삶의 어두운 부분, 절망과 아픔은 그 외의 모든 것을 더욱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올라가기만 하는 삶, 선(善)만을 추구하는 삶, 올바르기만 한 삶은 마치 하얀색으로만 칠해버린 그림처럼, 또는 높고 센 음으로만 연주하는 음악처럼 반쪽짜리 삶이다. 삶이 무게감을 가지려면 그만큼의 고통과 아픔이 수반되어야 한다. 고통과 어두움은 우리를 지상으로 잡아 끌어내리고, 허공에 뜬 말들에 진지함을 불어넣어 주고, 그럼으로써 역설적으로 삶의 살아있는 부분을 더욱더 생동감 있게 만든다. 어둠의 밑바닥을 마주하고 다시 올라와야만, 당신이 겪고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살아있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깨달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통의 시간은 인생이 확장되고 새로운 가치들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의 뇌가 즐거움의 시간은 빠르게 흘려버리고, 고통의 시간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절망과 아픔과 어두움 속으로 온 힘을 다해서 정면으로 뛰어들라. 그것이 당신을 구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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