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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Mar 14. 2023

OFF 모드

때때로 내 안에 가상의 버튼을 눌러 OFF 상태를 만든다. OFF 모드의 행동 강령은 단 하나다.

해야 할 일만 기계처럼 하고 온다.

      

새로운 도서관으로 옮긴 지 8일째, 낯선 업무에 적응하는 것만으로 정신없는데 무성의하게 일하고 여러 사고를 치고 간 전임자의 뒤를 수습하느라 교착상태에 빠졌다. 빠르게 일을 해치워야 탈출할 수 있는 이때, 부담감과 두려움, 걱정과 우울감, 무기력감 등 감정에 휩싸이는 것은 업무 진행에 방해가 되어 교착상태를 지연시킨다. 그래서 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할 일만 로봇처럼, 무소의 뿔처럼 일하고 오는 것을 OFF 상태라 명명하고 그대로 시행하고 온다. OFF 모드는 딱 '기본'만 하는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업무 외 사회생활 등 다른 여타 일들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는데도 도움이 된다.  OFF 상태로 며칠을 보내면 어느새 에베레스트산만큼 높아 보이던 일이 해치워져 있고 기분에도 광명이 찾아온다.


이 글을 3일간의 행복한 휴일을 보내고 부담 가득 출근일을 맞이한 직장인이 한 주를 시작하며 써본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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