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3. Kaiser-Friedrich-Str.
창살이 구부러져있는 사이로 검은 어둠이 보인다.
방 안은 밝다.
어디서부터 달콤한 향기가 나는지 알 수가 없다.
신호가 바뀌면 빨간빛이 초록빛으로 바뀐다.
발코니로 나가면 세상과 가장 가까이 있다.
지금은 늦은 밤.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 독일 특유의 쓸쓸함이 보인다.
4차선 도로에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차들이 밤새 지나간다.
아침에는 앰뷸런스 소리가 크게 들렸는데 그 소리에 잠이 깼다.
발코니는 매연으로 시커멓게 덮여있다. 슬리퍼는 검게 타있다.
정면에는 6층건물들이 빼곡히 가득 차있는데 매우 익숙하다.
간간히 나무들이 나란히 서있는 게 보이고 블록 안에 잔디도 깔려있지만 그게 자연이랄 것까진 아니다.
방 안으로 들어오면 다시 혼자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