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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울라 최 May 23. 2023

등원거부

아들의 비밀

5살 아들.

어느 날 잘 다니던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어린이집 앞에서 심한 등원거부가 없길래 별 일 아닌 듯 지나쳤지만 내심 신경 쓰였다.

아침에 일어나거나 하원 후

"오늘은, 내일은 어린이집 가요 안 가요?"

하고 물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렇게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등하원을 반복하던 오늘.

어린이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아들이 줄행랑을 치며 도망갔다.

아들이 무엇을 본 걸까 고개를 돌려보니

덩치가 크고 노랗게 물들인 곱슬머리를 한 7세 형님이 어린이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저 멀리 쭈그려 앉아서 바닥에 고개를 떨군 아들.

웃음이 났지만 최대한 아들을 이해해보려 애썼다.


어른들에게 아무 일도 아니었던 일들이

어린 나에게 엄청난 비밀이었다는 걸.


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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