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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울라 최 Jun 19. 2023

오늘을 살자!

2023-6-18

5시 반 개운하게 눈을 떴다.

컨디션 좋았지만 흘러나오는 눈물은 덤.

그래도 오늘은 행복하고 싶었다.


몸이 아프니 제일 눈에 밟히는 건 가족.

남편과 꽁냥꽁냥 했던 연애시절을 이야기하며 부드러운 기분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또 사랑스럽기도 했다. 다시 콩깍지가 씐 것처럼.


아들은 오늘도 귀엽다.

언제나 사랑스럽지만 요즘 미모가 부쩍 올라 잘 생겼다. 5살 장난꾸러기는 오늘도 말을 안 듣는다.


오늘 엄마가 오셨다.

분홍색 밝은 티셔츠를 입고 오셨는데 분위기가 너무 화사해 기분이 좋았다.

많이 우셨는지...

잠을 못 주무셨는지...

볼살이 쏙 들어가서 얼굴이 더 예뻐 보였다.

엄마와 있으니 너무 편했다.


식사를 했다.

친정집으로 가자는 엄마의 제안에 다음 주로 미루겠다고 거절했다.

아무래도 아들과 남편이 눈에 밟혔다.

회사와 어린이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온다는 약속을 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짔는 찰나 엄마가 말씀하셨다.

"그럼 너 끼니는?"

"언제 누가 내 끼니 챙겼다고, 괜찮아  "

방으로 들어오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 나는 보살핌을 못 받았어.'

원망하면 너무 우울해질까 봐 숨겨두었던 비밀을 들켜버려서 얼른 침대에 누워 눈물을 닦았다.


바닥에 빨래더미와 머리카락이 수북하다.

평소 같으면 청소기와 물티슈를 얼른 가져와 닦았을 텐데 보고도 치우지 못하는 나.

'그래 모른척하자. 더러우면 뭐 어때'


내가 제일 두려운 건 예측 못할 미래.

최악의 날을 계속 상상하면

슬프고 우울해진다.

오늘도 몇 번이나 울었는지.

억울하고 안타깝고 너무 아쉬운 내 인생.


마라톤을 뛰려면 강해져야 한다.

이제 겨우 한걸음 걸었을 뿐.

슬픔과 공포를 버리고 오늘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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