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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숙 Aug 18. 2022

휴가

피서에서  힐링 또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한 번 밖에 나갔다 오는 것만으로도 내 옷은  한증막의 땀복처럼 흥건해져 움직이는 일이 엄두가 안나는 요즘의 폭염이다. 게다가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함은  수분으로 온몸을  포박하는 느낌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피서이다. 그러나 한반도가 열대가 되는 이 시점에 어디로 피서를 가야 시원하게 더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폭포수를 생각해도 대나무 숲을 생각해도 공간이동을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그 과정을 견디면서 피서지를 가기는 싫다. 굳이 여행지에 가서 에어컨 아래 딍굴고 있을 거라면 차라리 집이 나을 것이다.

   피서를 휴가에서 빼버리니  힐링과 재충전이 남았다. 망중한을 즐기기 위해서 휴가나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요즈음 나의 생활에서 바쁠 망에  해당하는  시간이 없다. 즐기는 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요즘,  쉬지 못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미안할 때가 많은데 한가로움을 즐기기 위해서 굳이 어딘가로 떠나 힐링과 재충전을 한다는 건 좀  안 맞는 느낌이다.   그러면 휴가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가?







   이런 한가로운 생각을 할 즈음에 예상보다 심각한 비 피해가 생겼다.  강남 지역의 지하철 역이 침수되고, 억대를 호가하는 외제차가 물에 잠기는 등 80년 만의 폭우가  몰고 온 피해는 컸다.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의  주거 공간이 물에 잠기고, 목숨까지 앗아간 일이 발생했다.  나도 당해본 적이 없는 비 피해이지만 티브이나 언론 보도만으로도.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갑자기 당하는  일들은 너무나 순간에 일어나니 방어조차 할 수 없고 속수무책일 것이다. 어떤 이는 이번 피해로 인생 자체가 흔들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삶의 엄청난  무게감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인생을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가혹한 삶을 맞닥트린 사람들 앞에서 최소한 하지 않을 행동은 있을 것이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그냥 한 번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 내가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이 이런 행동은 안 했으면 하는 것들은 절대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의 아픔 정도는 공감하고 나누는 그런 배려는 필요할 것이다.


   이번 여름의 휴가는 평소에 늘 바쁜 남편과 시간을 맞춰서 내가 평소에 즐겼던 것들을 같이 하면서 맛있는 지역 음식도 먹고 좋은 풍광도 같이 누리면서 한가로움을 나누는  것 그것이  최고의  휴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주어진다면  마음이 힘들고, 따뜻함이 필요한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한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할 때 아주 짧은 시간은 힘든 사람들의 입장도 마음에  기억하고 조심하면서  이 시간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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