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토세 공항에 도착해서만나기로 약속한 셔틀 장소를 착각해 다른곳에서 기다리다 셔틀을 놓쳐 시코츠코행 시내버스를 타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딸과 동생과 여행을 계획해 오게 되었다. 차를 렌트 하기로 한 딸 진이는 회사 일정으로 하루 늦게 오기로 했고, 일본 여행 경험이 많은 동생을 믿었기에 별 두려움 없이 동생과 함께 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시코츠코라는 곳은 온천 휴양지인데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가 운행되는 곳으로 버스는 공항과 근처 전철역 주변을 돌다가 시외로 빠진다. 계속 인적이 없는 곳, 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을 20여분 달리다가 시코츠 호수가 종점인 버스였다.
일어를 하는 동생이 계속 운전기사 분과 내리는 역을 물어보았고 그분은 계속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했으나 종점에 도달했는데도 또 가야 한다고 했다. 이해는 안 갔으나 음료수를 드리니 구운 밤과 드링크제까지 다시나눠 주는 순수하고 선량한 눈빛에 재차 묻기도 미안하고 죄송한 상황이었다.
종점에서 버스가 출발해서 가는데 온 곳을 그대로 버스는 지났다. 다시 온 길을 가려니 또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또 물어보니 당황하며 이번에는 자신이 착각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그곳에서 내리겠다고 하니 그곳은 안된다고 우리가 탔던 곳까지 가야 안전하게 차를 쉽게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차안에서 한심하고 기가 막히는 기분은 어쩔 수 없는데 좀 전까지 웃으며 얘기했던 사이에 화를 내기도 그렇고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운전하시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하시는 분도 난감해하시는 표정이 역력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내릴 때 운전기사분이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돈은 아까 냈으니까 안내도 된다고 하셨다. 너무 당연한 걸 말씀하시니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그때는 다음 차의 요금은 안내도 된다고 했던 말이었는데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다. 시간도, 돈도 아까웠으니 약간 짜증까지 났다.
내려서 15분 정도 추운 데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 상황이 너무나 한심했다. 차에서 chatGPT로 다음 기사분에게 말할 내용을 번역했다. 요금을 안 내겠다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었다.
다음 차 기사분이 우리를 힐끗 보는 것 같았으나 말없이 타서 내릴 곳에서 핸드폰에 쓴 글을 보여 주었다. 그러자 그분은 큰 소리로 정말 죄송하다고 앞의 기사분께 연락받았다고 연신 사과를 했다.진작 사과의 말씀을 해주셨다면 하는 아쉬움 마음이 들었다.
도착한 시간이 5시반이 지났으니 길은 어둡고 눈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3시 반에 도착했으면 비도 안 오고 밝은 햇빛을 볼 수 있었는데 어느덧 캄캄해지고 눈비가 내리고 있었다
세 시간씩이나 버스로 드라이브하니 그 길 정류장 이름도 외울 만큼 되었고, 풍경도 눈에 익었다. 잠도 못 자고 와서 피곤은 절정이었으나 실수에 대한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준 기사님들을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다. 선량한 눈빛으로 군밤과 음료를 주고 버스비조차 거의 받지 않은 일본인 운전기사들의 성실함이 참 인상적이었던 일본 첫날 여행 에피소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