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Why Me?) : Kio, 1집 - 2006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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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통제가
일상이던 그때를 아십니까?
분명 아재라고 놀려댈 것이 확실하지만, '라떼'에는 남자 긴 머리, 남자 귀걸이, 문신, 염색, 짧은 치마, 배꼽티 등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리고 '선정성'을 거들먹거리며 무수한 아티스트의 TV 프로그램 출연을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30년도 안된 비교적 근래에 우리 주변에서 함께 겪었었던 일이고, 조금만 양보해서 그보다 더 세월을 앞서 나아가 돌이켜 보면, 음악을 정치적 교화나 사회적 선동/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이보다 훨씬 더 답답하고 숨 막힐 규제와 통제, 더 나아가서는 범죄자로 내몰았던 가슴 아픈 일들도 있었다.
요즘 시대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K-Pop 암흑기의 우울한 이야기들이지만 여전히 건전한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와 통제는 이루어지고 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예술'과 '외설'간을 넘나드는 그 오묘한 경계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는 토론의 주제로 아직까지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예술'과 '외설'
그 지루한 논쟁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는 "아동학대, 강간, 살인, 전쟁" 등과 같은 범죄와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자기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성인에게는 모든 콘텐츠의 접근에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이 그 콘텐츠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자정능력을 발휘해 자연스럽게 흥행과 퇴출이 가능해지는 시장의 원리를 믿는다.
그러니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쟁은 각자가 판단하고 소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미성년이나 미취학 어린이들에게까지 무차별로 열려있는 다양한 성인 콘텐츠 채널만큼은 제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개인 휴대폰 하나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당신의 '최애'
'19금 K-Pop'은 무엇인가요?
'외설'과 '예술' 사이의 지루한 논쟁은 각자 판단의 몫으로 남겨 두기로 하고, 어쨌든 국내 문화계에서 자극적인 19금 이야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예전보다 자유로워졌고, 이를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의 사회적 인식이나 정화 능력이 또한 보다 성숙해졌음은 분명한 것 같다.
요즘의 음악시장은 Visual을 빼놓고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영상+음악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조금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오직 음악만을 놓고 생각해 볼 때 혹시 최애 19금 K-Pop이 있는지?
"19금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아냐?"
19금이라는 게 워낙 그 범위가 넓기도 넓거니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성향이나 문화적 차이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 어떤 기준을 세워 이야기하기는 참 어렵지만, 나만의 비법과도 같이 이를 무 자르듯 갈라치는 기준은, 아무런 동요 없이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음 19금이 아니다! 우훗!
야릇한 경계를 넘나드는
나의 최애 19금 K-Pop
오늘 소개할 백여섯 번째 숨은 명곡은 2007년도에 발매된 Kio 1집 Chagall out of town에 수록된 Kio 작사/작곡/편곡의 왜 날?(Why me?)다.
Kio?
아마 많은 분들이 Kio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고개가 갸웃해지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그만큼 그의 명성에 비해 그의 음악이나 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그렇기에 오늘처럼 숨은 명곡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Kio는 레전드 그룹 '빛과 소금'의 멤버였던 장기호가 2006년 본 앨범인 Chagall out of town을 발표하면서부터 사용하고 있는 솔로 프로젝트의 '예명'이다.
장기호는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로 김종진, 유재하, 박성식, 전태관 등과 함께 김현식 3집 앨범으로 K-Pop에 데뷔하였고, 사랑과 평화를 거쳐 1990년 '빛과 소금' 1집을 발매하고 오랜 기간 동안 빛과 소금으로 활동하게 된다.
1994년 빛과 소금 4집, 1995년 가스펠 앨범을 발표한 그는 바로 1995년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나게 되고, 기타리스트 바비 로저스, 재즈 드러머 밥 타마니, 다섯 손가락의 이두헌, 당시 어린 색소폰 연주자였던 대니 정 등 버클리음대 교수진 및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앨범인 빛과 소금 5집을 1997년에 발매하게 된다.
그는 1999년 버클리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와 첫 번째 개인 앨범 Keeho’s Radio을 2002년에 발표했고 장기호 밴드를 구성하여 2004년에 앨범을 내기도 했으며, 2006년부터는 그의 예명인 Kio의 이름으로 Chagall out Of Town 및 KiO & Hodge 등을 발표하였으며, 2019년에는 봄여름가을겨울 Reunion, 2022에는 20여 년 만에 빛과 소금 6집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지금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치명적인 노래
이 노래가 치명적인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도 그리 어렵지도 않은 짧은 가사에서 숨 막힐 듯 전해오는 짜릿하고도 아찔한 순간순간의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마치 아주 오랜 예전 손끝 하나 닿기만 해도 온몸에 퍼지는 전율로 심장이 터질듯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기적을 맞이하기도 한다.
청명하다 못해 구슬픈 느낌까지 드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연주로 시작되는 노래는, 한없이 부드럽게 늘어지는 Kio의 음색이 함께 하면서 그저 옅은 미소가 어느새 내 입가를 가득 메우게 만들고, 조금 늦은 박자로 시작되는 노래 때문인지, 무언가 모를 그의 조급한 마음이 내 마음 한 구석구석으로 조금씩 전달되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녀와 나, 숨이 멎을 것만 같았던 그 희미한 기억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그대 내게 기대어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면
느끼죠 그대 나를 원한다는 걸.
새근새근 그녀의 가쁜 숨,
온몸으로 쿵쾅대는 심장 소리.
그렇게 피아노와 Kio의 목소리를 따라 그 시절 서툴고 못났던 나로 돌아가게 된다.
노래는 어느새 드럼과 베이스로 점점 공간을 메우기 시작하고 아련하게만 느껴지는 Kio의 처절하고도 간절한 외침이 귓가에 왱왱거리게 된다.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너를 느끼게 해.
클라이 막스에 다다를수록 느껴지는 Kio의 아찔하고도 발칙한 진심이 서서히 내 맘 한켠을 파고들어 더 이상은 이성이 나를 지키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만 같은데 이 노래를 듣기 전까지 솔직히 Kio의 목소리가 이렇게나 섹시했었는지 몰랐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또 마음을 확인하고 싶을 때, 이 노래를 꼭 같이 듣기를 추천한다.
그녀도 같은 생각이라면, 마법 같은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테니...
100%
작사 : Kio
작곡 : Kio
편곡 : Kio
노래 : Kio
그대 내게 기대어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면
느끼죠 그대 나를 원한다는 걸.
이제 내게 말해줘 너의 두 눈 감은 채로
말해 달라는 나의 부탁 들어주겠니?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느끼게 해. 왜 날 너를 느끼게 해.
이제 내게 말해줘 너의 두 눈 감은 채로
말해 달라는 나의 부탁 들어주겠니?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느끼게 해. 왜 날 너를 느끼게 해.
오 말은 안 해도 네게 눈짓만 해도, 나는 느낄 수 있어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나는 견딜 수 없어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설래이게 해.
왜 날 느끼게 해. 왜 날 너를 느끼게 해.
그대 내게 기대어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면 느끼죠 그대 나를 원한다는 걸.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