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행 숙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마리호텔 터미널점]

뚜벅이X버스 전주여행에 딱 맞는 2인 숙소

by 큐지혜

설 연휴에 가족행사가 있어서 전주에 갈 일이 생겼다. 급히 계획을 잡게 된 터라 기차표 예매엔 실패했다. 할 수 없이 버스를 알아보았는데 워낙 이용객이 많다 보니 끊임없이 임시버스가 배차되더라. 신기했다. 인구 적은 강원의 딸은 자주 보지 못했던 풍경. ~역시 전주 정도면 대도시구나...! @.@~ 메인 행사 하루 전에 전주에 미리 내려가 남편과 가볍게 여행을 겸하기로 했다. 올 겨울엔 이사가 겹쳐 기념일 겨울여행을 건너뛰었으니 유의미했다. 모처럼 여행에 들떠 버스에서부터 풀쩍풀쩍 춤을 춘 두 사람.


이번 숙소 포인트는

1. 뚜벅이라 짐이 무거우니 터미널에서 가까울 것.

2. 금연객실일 것.

3. 가격이 저렴할 것.

4. 간단한 조식이나마 가능할 것.



http://mari-hotel.com/

숙소명 : 마리호텔 터미널점

주소 :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용산3길 21

예약처 : 마이리얼트립

투숙객실 : 706호(디럭스)

숙박비 : 2025년 1월 연휴 1박 기준 46,000원

주차가능(이용하진 않았음) / 가벼운 조식포함 / 인쇄 가능




처음엔 5성급 호텔까지 범위를 넓혀 숙소를 찾아봤다. 이왕 놀러 가는 것,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따지는 스타일이 돼놔서. 한편 깔끔하고 요건만 만족한다면 굳이 비싼 숙박비 치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일면. 그렇게 몇 시간 고민해서 숙소를 골랐다.

처음 숙소를 알아본 플랫폼은 '야놀자'였는데, 야놀자에서 숙박비는 1박에 7만 원대였다. 그것도 내 예상보다는 저렴한 편이라 괜찮다고 생각해 예약을 하려 했는데, 갑자기 궁금증이 들어 포털사이트에서 숙소명을 검색했다. 웬걸, 근 3만 원이나 더 싸게 예약할 수 있는 최저가 사이트를 알아낼 수 있었다. 같은 날짜, 같은 컨디션인데 플랫폼별로 가격차이가 그토록 많이 날 줄은 몰랐다. 돈 번 기분으로 신나게 마이리얼트립 휴면계정 살려서(ㅋㅋ) 예약했다. 모두모두 꼭 최저가 플랫폼 찾아서 예약하시길.


tip) 호텔 예약은 각 플랫폼별로 숙박소와 계약을 하게 된다. 각자 계약조건이 다르고 할당하는 객실 수 등도 다르기 때문에 플랫폼 별로 판매 가격이 다를 수 있다. 특히 특가상품의 경우에는 동일 플랫폼 내에서도 가격이 더 저렴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저렴한 객실이 이득이다. 동일한 컨디션의 객실을 동일한 조건으로 동일 플랫폼 내에서 판매하면서 더 싼 방이 있다면? 그걸 무조건 잡는 게 이득이란 소리.



1.png


숙소는 버스터미널 인근 모텔촌에 위치하고 있다. 네이버지도 기준 도보로 6분 거리라 정말 가깝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더 가까운 듯. 짐 무겁게 들고 다니는 거 딱 질색이라 뚜벅이 여행을 떠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짐을 숙소에 벗어두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적합한 숙소였고, 하필 눈도 많이 내린 날이라 더더욱 용이했다.

본래 숙소 체크인 시간은 17시인데, 미리 도착한 숙박객은 카운터에 부탁해 짐을 맡길 수 있다. 나는 사전에 전화로 물어보고 진행했지만 아마 따로 연락해두지 않아도 짐을 맡길 수 있는 것 같았다. 이미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짐을 맡겨둔 것처럼 보였다.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8.jpg


깔끔하고 꽤 규모가 있는 편이다. 모텔 촌 내에 '좀 크다' 싶은 숙소가 몇 곳 있는데 그중 하나다. 9층 규모. 도보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도 사진처럼 말끔히 꾸며져 있어 괜히 음침한 느낌 안 들어 좋았다.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0.jpg


대문을 들어서면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1.jpg


만나는 로비. 오른쪽으로는 비즈니스센터 겸 조식당이, 왼쪽으로는 카운터가 있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객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4.jpg


다음날 가족행사에 인쇄가 필요할 수 있어서 마침 잘 됐다 싶었던 비즈니스센터. 센터... 라기엔 조식당 한족에 마련된 정도니까 비즈니스 스테이션이라 해야 더 맞으려나. ㅎㅎ 다행히 급히 인쇄할 일이 생기지 않아서 사용하진 않았는데 배려가 돋보여 좋았다. 내심 복사지가 없으면 어째야 하나 걱정했는데 보란 듯이 종이가 딱 끼워져 있었다. 아마 없다면 카운터에 문의해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더라.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9.jpg


다시 로비로 나와 푸짐하게 마련된 쿠키도 두 개 집어 들고 체크인했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jpg


받아 든 키카드. 남편이 보자마자 '디자이너스 호텔'을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인상이 비슷한 건 사실이다. ㅎㅎㅎㅎ 귀여움.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1.jpg


엘리베이터 앞에는 음료 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순서대로 정수기, 온장고, 커피머신, 냉장고. 사진은 아침에 체크아웃하며 찍은 거라 내용이 좀 부실해 보이지만 체크인할 때까지만 해도 제법 잘 차 있었다. 특히 온장고가 감동적이었다. 많이 추운 날이라 온장고 안 뜨끈뜨끈한 음료수 하나씩 들었더니 마음까지 녹는 기분.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1.jpg


우리는 꿀물로 선택. 숙소 곳곳에 세심한 배려가 많이 엿보였다.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8.jpg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랐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2.jpg


숙소 7층 복도 뷰.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9.jpg


숙소 입장 후 보이는 현관뷰.

슬리퍼도 가지런히.

독특했던 건 현관과 방 사이 턱이 없다는 것! 남편은 그래서 어리둥절해하며 신발을 신고 방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ㅋㅋㅋ 그런데 생각해 보니 휠체어 타고도 이동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장애인 특화 호텔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사진은 똑바로 못 찍었지만 욕실/화장실로 향하는 길에도 턱이 없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3.jpg


객실이 참 넓었다. 4만6천 원짜리 방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유. 디럭스룸이라 객실이 조금 더 넓었을 수도 있는데, 아무튼 참 넓었다. 침대 사이즈도 킹사이즈인 것 같았다. 위생상태 좋고, 모두 깨끗했다. 오 그리고 금연객실이라더니 정말로 담배냄새가 하나도 안 났다! 제일 좋은 부분.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4.jpg


그리고 또 압도적이었던 초대형 TV. 워낙 커서 침대에 누워 콘텐츠 즐기기에 딱 좋았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1.jpg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3.jpg


콘텐츠 특화 숙소 맞다 ㅋㅋㅋㅋ. 세상에 이렇게 많은 OTT를 지원하고 심지어 개인계정 이용할 필요도 없는 곳은 처음 봤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유튜브 모두 이용 가능하다. 특히 웨이브, 디즈니플러스가 된다는 점이 특이하고 몹시 만족...! 마블 애호가 남편은 숙소 들어서자마자 어벤저스를 기웃거리고 나는 엊그제 놓친 SBS 다큐멘터리를 보자고 했다. 웨이브 짱... 너무 궁금해서 유료결제 해 볼 심산이었는데 돈 굳었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5.jpg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7.jpg

컴퓨터는 PC방 스타일. 온라인 게임 즐기는 사람이면 한두 가지 해도 나쁘지 않을 듯. 우리는 이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속도나 성능은 잘 모르겠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0.jpg


공기청정기도 있더라.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2.jpg


기본 객실 어매니티. 또 기절하게 감동하고 만 것은...? 화장품 키트 ㅠㅠ 맨 위부터 바디로션, 남성용 기초화장품, 여성용 기초화장품이다. 개인 피부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렇게 세심히 준비해 주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저 기뻤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3.jpg


고데기, 헤어드라이어, 커피포트. 이 중엔 헤어드라이어만 썼는데 성능 나쁘지 않았다. 아, 사진 오른쪽 살짝 보이는 건 헤어스프레이다 ㅋㅋㅋㅋ. 내가 안 쓸 거라고 또 사진을 대충 찍었구만...ㅠㅠ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4.jpg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5.jpg


그리고 또 감동의 연속... 냉장고엔 시원한 생수 3병과 가지런히 칠링 되어 있는 마스크팩! ㅠㅠㅠ 그냥 쓰라고 한데 담아놓고 간 게 아니라 일일이 하나하나 필요한 곳에 넣어두고 투숙객 입장에서 생각해 둔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게 다 세심한 세팅이고 오퍼레이팅인 것...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4.jpg


입실할 때 받은 일회용품 꾸러미엔 이렇게 들어 있다. 칫솔 1개와 치약 1팩은 남편이 먼저 써버려서 사진에 없다. ㅎㅎ 클렌징폼도 있고 화장품 리무버도 있다. 역시 세심의 연속. 별도의 비용은 받지 않았고 체크인 시 카드키와 함께 주셨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7.jpg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5.jpg

욕조가 생각보다 무척 크다. 우린 둘 다 뭔가 지쳐서 이용하지 않았지만 둘이 가로로 같이 들어가기에도 괜찮을 것 같은 사이즈. 길쭉하게 누우면 너무 친하게 누워야 됨.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6.jpg

컨디셔너, 샴푸, 바디워시, 바디스펀지가 마련되어 있다. 앞에 누워 있는 건 입욕제.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8.jpg

비데가 설치된 변기. 화장실은 욕실과 함께 있는 구조고 반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09.jpg

일반수건 4장, 샤워수건 1장.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11.jpg


벽에 난 창문. 모텔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있으나마나한 창문, 침침한 분위기도 있다. 여기는 조명의 조도는 쏘쏘했고, 창문이 작지만 하나 있었는데, 그게 아주 만족스러웠다.


KakaoTalk_20250131_124040463.jpg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9.jpg


운치 있는 시외버스터미널 설경. 아침에도 밤에도 예뻤다. 버스 소음이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밤에 난방이 너무 빵빵한지 더워서 창문을 종종 열기도 했다. 시원한 눈발이 들이쳐서 조금 열다 닫기를 반복했지만. 어쨌든 뷰가 있는 창문이라는 점에서 아주 만족. 테라스가 있는 객실도 있다고 들었는데, 거긴 눈이 와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KakaoTalk_20250131_124004760_20.jpg


저녁은 배달로 해결했다. 전주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걸 먹자고 고민하다가, '티꾸닭'이라는 독특한 특허 메뉴를 발견. ㅋㅋㅋ 아마 전북대 학생들 대상으로 주로 장사하시는 곳인 것 같았다. 한 번 튀긴 치킨을 또 한 번 구워 바삭하게 만드는 스타일인 것 같았는데 식감이 독특했고 맛있었다. 모두 허벅지살인지 촉촉. 떡볶이도 치즈볼도 다 맛있었는데 서비스로 받은 저 얇은 감자튀김이 제일 맛있었...다. 아 저 감자튀김만 퍼먹고 싶음. 와삭와삭 오독오독.

아, 배달은 객실까지 온다. 1층 프런트 앞으로 배달음식 수령하러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혹시나 젓가락이 모자란다면 1층 엘리베이터 앞 음료스테이션에 나무젓가락이 잔뜩 있다. 아마도 젓가락 찾는 투숙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았다.


https://choongman.co.kr/bbs/board.php?bo_table=menu&sca=%ED%8B%B0%EA%BE%B8%EB%8B%AD



매트리스도 적당히 단단해 허리를 잘 받쳐주는 스타일이라 좋았는데 문제는 온도였던 것 같다. 우리 부부 둘 다 묘하게 더운 바람에 매트리스는 열을 머금어 뜨겁게 느껴지고 잠을 많이 설쳤다. ㅠㅠ 온도 조절기가 방에 별도로 없는 게 유일한 단점 되시겠다. 프론트에 전화해 온도 이야길 하면 됐겠지만... 참아버림.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2.jpg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3.jpg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5.jpg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4.jpg


다음날 아침 7시부터 가능한 조식. 조식당은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조금씩 계속 들어왔다. 우리도 어슬렁어슬렁 느지막이 방문해 식사했다. 나는 컵라면, 남편은 토스트.

전자레인지도 있고 제빙기도 있어서 이런 것들은 밤중에도 필요하면 내려와 사용할 수 있는 듯하다.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5.jpg


요구르트는 나가서 편의점에서 사 온 거라 ㅋㅋ 오해 마시고. 컵라면 두 개나 먹었냐고요? 녜,.,,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16.jpg


다시 객실로 올라가는 길에 제빙기 얼음 야무지게 퍼다가 아아 만들기.


KakaoTalk_20250131_124040463_06.jpg


펄펄 내리는 눈구경도 야무지게 했다.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는 6분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질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 그래도 좋기만 했다. 가성비 최고 숙소 잘 찾아서 뿌듯했던 것도 한몫 단단히 했다.


마지막 사진은 너무 맛있게 먹었던 이번 전주푸드.

KakaoTalk_20250131_154933813.jpg


육일식당 고구마순감자탕(등뼈) 꼭 드세요........ 너무 맛있어서 눈물 흘리며 먹고 왔습니다. 다음에 가서 먹을 맛집 리스트 한 바가지. 폭설 뚫고 상관면까지 태워다 주신 택시기사님의 추천리스트 훑으러 조만간 전주 다시 갈 것.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족 숙소)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데이오프모드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