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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Apr 23. 2022

아메리칸 셰프-쿠바 샌드위치(h sandwich)

좋은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은 맛없을 수 없지


요즘 워낙 짧은 컨텐츠가 많아서 영화를 보려면 각오가 필요해지는 것 같다. 길면 10분-20분으로 끝나는 짤막한 영상이 아닌, 약 두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스토리를 따라가겠다는 각오.

왓챠에서  ‘보고 싶어요’를 눌러놓은 작품 중, 그런 각오를 제일 덜 필요로 하는 영화가 뭘까라고 생각하며 리스트를 보던 와중에 ‘아메리칸 셰프’가 레이더에 포착됐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고, 러닝타임도 그렇게 길지 않고, 완벽하군!


셰프 칼 캐스퍼가 일하고 있는 유명 레스토랑에 영향력 있는 음식평론가인 램지 미셸이 방문한다고 하자 칼은 지금 인기 있는 안정적인 코스 말고 새로운 코스요리를 준비한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오너(owner)인 리바는 칼에게 안정적이고 인기 있는 메뉴를 내놓으라고 회유하고, 음식평론가 램지는 변화 없는 칼의 지루한 코스요리에 대해 혹평을 남긴다.

혹평을 보고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칼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여 램지에게 다시 한번 레스토랑을 방문하라고 하지만 레스토랑의 오너 리바는 그런  다시 한번 만류하며 새로운 음식을  거면 레스토랑을 나가라고 협박한다.

그렇게 음식평론가의 혹평을 씻어내지도 못한 채 백수가 된 칼은 그의 추억이 담긴 음식인 쿠바 샌드위치로 푸드트럭을 하기로 한다.

칼은 아들인 퍼시와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마틴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푸드트럭을 깨끗하게 새 단장하고 좋은 재료로 그의 실력을 발휘하며, 그의 푸드트럭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모으면서 큰 화제가 된다.

이혼과 바쁜 생활로 소원해진 아들 퍼시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요리에 대한 열정도 되살린 그는 그의 음식에 대해 혹평을 남긴 평론가 램지에게 레스토랑 운영 제안을 받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내내 유쾌하게 이어지는데, 황석희 번역가의 자연스럽고 센스 있는 번역에 새삼 다시 놀랐던 영화였다.

또, 영화의 주인공인 칼 캐스퍼 역을 맡은 배우 존 파브로는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데, 감독이 연기를 이렇게 잘할 수가…

모던 패밀리에서 재밌게 본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뜬금없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까지 볼거리도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아메리칸 셰프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영화 속의 쿠바 샌드위치를 보면서 침을 흘려봤을 텐데, 샌드위치란 먹는 시간 대비 노력이 배로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전주에서 쿠바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을 검색해봤다. 사실 샌드위치라는 게 그렇게 크게 사람들의 수요가 없는 음식이라서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있었다! 수제 샌드위치 전문점 <h sandwich (에이치 샌드위치)>


쿠바 샌드위치는 20세기 초 쿠바 노동자들이 미국에 오면서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인기 있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햄, 돼지고기, 치즈, 피클을 넣어 살짝 구워 만든 샌드위치로 흔한 샌드위치 재료인 양상추나 토마토, 양파는 들어가지 않는다. 단, 머스타드나 버터는 선택할 수 있는데, 에이치 샌드위치는 치아바타에 머스타드를 발라 피클, 잠봉, 풀드 포크, 치즈를 넣어 그릴에 구워 만든다. 쿠바 샌드위치에서 제일 중요한 건 빵이라고 하는데, 오리지널 쿠바 샌드위치는 cuban bread(쿠바빵)으로 만드는데 쿠바빵을 구하기 힘든 경우 프랑스 빵이나 이탈리아 빵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생긴 건 바게트와 비슷한데 속이 부드러워서 겉은 바게트, 속은 치아바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쿠바나 미국에 직접 가서 먹는 게 제일 맛있겠지만, 에이치 샌드위치의 쿠바 샌드위치도 정말 맛있었다. 직접 만든 햄과 풀드포크가 살짝 구운 샌드위치 사이로 흐르는 치즈의 고소한 맛을 만나 단짠고소함을 다 가진 쿠바 샌드위치,

아 또 먹고 싶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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