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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May 15. 2022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후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3주년을 맞았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중성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하며, 비주류 독립영화를 주요 테마로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 개최되었는데, 영화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다양성을 추구하는 축제의 아이덴티티가 지속되길 바라면서 매년 한두편의 영화를 보고 있다.

 

첫번째로 선택한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심장소리> 프로그램이었다.

올 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 특별전이 열렸는데, 이 섹션을 통해서 이창동 감독의 신작 단편인 <심장소리>가 세계 최초로 상영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우울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우울증을 주제로 한 영화를 각 국의 영화감독에게 의뢰했는데, 이 기획의 일환으로 <심장소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심장소리>는 해고노동자 가족의 이야기이다. 고공농성을 하는 아빠(설경구)와 어려운 상황에서 우울증에 걸린 엄마(전도연), 그리고 엄마의 우울증을 걱정하는 초등학생 아들(김건우)이 나오는데 우울증의 원인과 결과를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 상영에 앞서서 예상치 못한 무대인사가 있었다.

이창동 감독과 <심장소리> 김건우, 전도연, 설경구 배우와 <박하사탕> 문소리 배우가 함께 무대인사를 나왔다. 사실 <박하사탕> 오래된 영화를 재상영하는 것이고, <심장소리>에서 설경구 배우는 목소리만 출연하는데, 설경구, 문소리 배우가 함께 나오는  조금 놀라웠다.

최근 <야차>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봐서인지 더 친숙했달까…(혼자만의 내적 친밀감)



두 번째로 본 영화는 ‘시네마 천국’섹션의 <주니퍼>였다. ‘시네마 천국’ 섹션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은 영화들이 상영된다. 사실 이 영화는 적극적으로 선택한 영화가 아니라 친구와 시간이 맞는 날 적당한 시간에 상영하는 영화를 예매했던 것인데, 이렇게 내가 굳이 고르지 않아도 우연히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영화제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주니퍼>는 10대 사춘기 소년이 성격이 까다롭고 다소 난폭한 알콜중독 할머니를 돌보게 되면서 일어나는 가족드라마다. 샬롯 램플링(Charlotte Rampling)의 난폭하지만 매력적인 할머니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마무리는 콘서트로 했다. 더 많은 작품을 보고 폐막식도 봤으면 좋았을텐데, 5월은 이래저래 바쁜일도 많았고, 이제 늦게까지 영화보고 다니기에는 너무 직장인이 되어버린 나…^^

영화제 할때마다 공연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예매해서 본 건 올해가 처음인데, 진짜 너무 좋았다. 우리가 예매한 날 라인업은 가수 재만, 이민혁, 스텔라장, 소란, 10CM 였다. 사회적거리두기가 풀리고 공연장에서 노래도 따라부를 수 있게 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신나게 공연을 보는데, 이게 어찌나 감격스럽지…



이렇게 23번째 전주국제영화제도 끝이 났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상영이 많았고, 영화제 분위기도 다른 해에 비해 많이 위축되어있었는데, 오랜만에 영화의 거리에 사람들이 모이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내년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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