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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B Dec 04. 2022

나의 멘토 B(Best)

나의 멘토였던  A(Ace)는 맏딸로서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개인주의를 일찌감치 주장해 독립적인  생활을 했다. 그런 A와는 달리 B(Best)는 고등학교 입학한 첫날 당당히 보육원에서 지낸다고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밝혔다. 반 아이들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나는 B의 폭탄발언에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음소거가 된 것처럼 갑자기 사방이 침묵 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B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으며 그때부터 B는 나의 멘토가 되리란 예감이 들었다.  우리의 관심사는 오로지 공부였다.  B는 보육원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나 특별히 보육원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밤 10시면 불을 꺼야 하는 단체 생활이었지만 B에게는 특별히 계속 공부해도 좋다는 허락을 해 주었다.


우린 어렵게 풀었던 수학 문제, 영어 단어 , 앞으로 펼쳐질 우리의 꿈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했으며 방과 후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질 때면 아쉬워 빨리 내일이 되길 고대했었다. B는 대학에 갈 형편이 되지 못했지만 입학금만 내주면 나머지 학기는 장학금을 받겠다고 보육원 엄마께 간절히 애원하여 대학에 진학한 후 그녀의 말처럼 석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보육원 원장님의 지갑을 열게 하지 않았다.


나는 한의사가 되었고 B는 원예학 석사학위까지 받은 후 신학대학원에 다시 진학하여  목사님이 되었다. 내가 방향을 잃고 있을 때 B는 어김없이 내 앞에 나타나 주었고, 어떻게 하면 길을 찾을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해 주었다.


B는 나의 멘토로써, 끈기와 인내를 몸소 실천하며 보여 주었다. 나는 의지박약으로 쉽게 좌절하고 힘들다 싶은 건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B는 보육원에서의 생활을 꿋꿋하게 견뎌내며 버텨냈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동안 대학 도서관에서 바윗덩어리처럼 꼼짝 않고 앉아 밤늦게까지 공부했다.


내 인생을 비춰 준 두 멘토는 나에게 노력 부족과 인내심 부족을 일깨워 주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적용시키고 있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관이다.  독서의 힘을 보여주었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해준 Ace와 끈기와 노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Best에게 언젠가 나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요즘 브런치에 꾸준하게 글을 올리지 못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의 멘토가 되었던 A와 B를 떠 올리며 마음을 다 잡아 본다. 나에게 숨겨져 있는 잠재된 능력을 꾸준함과 인내, 끈기를 가지고 글로 옮기는 일에 다시 집중할 생각이다. 그동안 나의 마음을 어지럽혔던 일들로 글이 떠오르질 않았으며, 한 번의 게으름은 두 번, 세 번 그러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B가 뵤여준 극한의 인내와 노력까지 따라가진 못하더라도 그 정신을 본받아 글쓰기에 더욱 진심이고 싶다.


A와 B가 지금 내 곁에 있다면 이렇게 말할 테지. 멈추지 말고 계속 가라고. 그리고 도전하고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 멋있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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