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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Aug 03. 2021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위로나 응원이 아니라, 힘들다는 걸 알아만 줘도 될 텐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머릿속으로 정리조차 되지 않는다. 같은 말을 수십 수백 번을 썼다 지웠다. 나는 지금 괜찮지 않다. 어떠한 목표조차 잡지 못하고, 뚜렷하기는커녕 희미한 미래조차 그릴 수 없다. 그동안 살아오며 알게 된 고정관념조차 깨질 것 같다. 어렵게 설명할 것 없이 나는 지금 그냥 힘든 게 맞다. 누구에게나 있는 슬럼프가 나에게도 몇 번이 찾아왔지만, 매번 아무 일 없이 큰 상처 없이 잘 지나갔을 뿐이다. 슬럼프를 겪는다거나 당장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아니다. 슬럼프를 겪을만한 일도, 포기할 수 있는 것조차 없게 되었다. 나태하지고 스스로를 놓아버리기도 하고, 이 모든 걸 알면서도 방치한 탓일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지만, 누구나 나를 욕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를 놓아버렸다. 꽤 오랫동안 어떤 이유에서든 스스로를 놓고 살았다. 어떤 이유를 뒷받침한다고 해도 정당화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버티거나 이겨내는 건 이미 포기했다. 지금 당장은 이 상태로 지내야 할 것만 같다.



위로나 응원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얘가 힘들구나' 정도까지만, 딱 그 정도만 알아줬으면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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