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글쓰는 밤 3
[편집 코멘트]
이날은 글 쓰는 밤에 주어진 2시간을 반씩 쪼개어 썼습니다. 첫 1시간 동안은 인상 깊었던 찻집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만들고, 남은 1시간 동안은 짤막한 글 한 편을 썼지요. 차라는 낭만에 빠져버린 이날의 제가 새로운 계정을 만들고, 첫 게시물을 올리면서 느림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읽어주세요.
일자: 24년 11월 19일
장소: 종로구
글감: 일상과 낭만
나만의 콘텐츠 계정을 만들고자 했던 바람이 드디어 실현되었다. 콘텐츠 마케터 강의 12주 차 과제라는 명목하에 드디어… 생각해 둔 다른 컨셉이 있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찻집이 마음에 들어 이러한 공간과 활동을 소개하겠다는 마음으로 급 선회했다. 역시, 좋아하는 걸 해야 해.
나는 느리게 흘러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요가, 독서, 다도,… 이런 것들은 대체로 명상과 관련이 깊다. 천천히 호흡하고, 있는 그대로를 느끼는 것. 그런 행위를 할 때 나는 비로소 마음이 차분해지고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글을 쓸 때가 좋다. 나를 받아들이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 써 내려가는 일. 특히 이곳에서처럼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배경음악으로 잔잔하게 깔리면 숨죽여 몰입하게 된다. 이것이 일상 속의 낭만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
느려도 괜찮아, 천천히 하나씩 해도 충분해, 처음이고 서툴러도 그럴 수 있어, 같은 말과 잘 어울리는 모든 장소와 세계를 누비고 싶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천천히’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알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도 늘 존재하고 있었을 ‘느림’에 대한 갈망이 나의 글과 사진을 통해 분출되어 우리가 ‘함께’ 일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작은 안식처 한 귀퉁이에서 손짓해 본다. ‘여기 아주 괜찮은 것들이 있어요.‘, ’같이 봐요.’ 이 마음이 쉬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계 속의 세계를 열어본다. 문 안의 문을 열어둔다. 내가 낭만이라 느끼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닿을 때, 공감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세계가 나와 연결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얼기설기 엮인 망이 우리를 지켜주고 떠받쳐주기를 바라며.
느리게 산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희망이 남아있음을 조금 더 믿어보고자 하는 내면의 의지이기도 하고, 앞으로가 아닌, 그러니까 불확실한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행복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실천의 자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