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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피 Sep 25. 2023

나이키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슈독Shoe Dog: 신발에 미친 남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자서전

슈독(Shoe Dog). 신발에 미친 사람이란 뜻을 가진 은어다. 나이키의 창립자인 필 나이트는 본인 자서전의 이름을 '슈독'으로 정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이사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이야기를 한 것을 우연히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일에 몰두하던 시기 어느 주말에 이 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열정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낄 즈음에, 누군가의 열정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자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아쉽게도 눈물이 나진 않았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날 것의 책. 꾸밈없이 본인의 솔직한 마음을 담아 낸 필 나이트의 일기같은 책이다.


There is no finish line

"신발에 미친 남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자서전". 이 마케팅 문구가 책의 거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1962년 필 나이트는 대학원 수업을 통해 신발 비즈니스를 분석하게 됐고 처음으로 신발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는 세계여행을 하면서 일본으로 건너가 오니츠카 타이거와 계약을 맺으며 신발 사업을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그가 '블루 리본'이라는 회사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장면은 짜릿하다. 오니츠카 유통 사업은 꽤 성공했다. 회계사였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대신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따라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과감하게 회계사로서의 삶도 그만 둔다.


퇴근길, 우델이 물었다. "뭐로 정했어?"

"나이키라고 했어"

"음."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아."

"아마, 점점 마음에 들어지겠지."

아마도. 


그 후 오니츠카 타이거와의 신뢰관계가 흔들리자 그는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 동료가 제안한 '나이키'라는 이름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그의 모습이 재밌다. 현재의 나이키가 있기까지 그는 자금 문제와 씨름했다.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자금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굳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그의 삶 자체가 나이키 정신을 대표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내내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얻고, 나이키의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부터 직원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피곤함,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한 정신적인 타격 등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스스로의 언어로 잘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에는 노인이 된 필나이트가 최근의 나이키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현재 모습, 아들의 죽음을 포함한 그동안의 일을 담단하게 표현하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했다. 지금의 필 나이트는 젊은 시절의 필 나이트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들도 나이키를 입고 신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떤 느낌을 받을까.


필 나이트의 도전 정신을 감히 따라할 순 없어도 그의 인생과 사업에 헌신적인 동료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은 내 생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나이키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증가한다. 브랜드는 역시나 제품이 아닌 의미다.


나이키의 역사, 도전정신, 비즈니스가 궁금하다면, 가끔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책을 통해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일독을 추천한다.


Just Do It!


1962년 그날 새벽에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선언했다. '세상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자.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 필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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