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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러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주식시장과 인생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기

by 싸이피
1980년대 5년 동안의 상승 기간 동안 주가는 1년에 26.3%씩 올랐다. 자신의 계획에 따라 원칙을 지킨 투자자는 2배의 수익을 거뒀다.
이 수익의 대부분은 5년 동안 증시가 개장한 1,276일 중 단지 40일 동안에 발생했다. 다음번 조정을 기다리면서 수익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40일 동안 주식시장에서 빠져 있었다면 연간 26.3%의 수익률은 4.3%로 감소했을 것이다. (중략)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야 시장이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예측 불가능한 상승세에 편승해 이익을 충분히 거둘 수 있다. -《피터린치의 투자이야기》, 155-156p


"주식은 무서워서 잠깐 빼둬야겠어." 이런 생각으로 시장을 떠났다가 대폭등장을 놓치면 장기 수익률에 치명타를 입는다는 건 투자계의 상식이다. 하지만 상식이라는 게 늘 그렇듯, 막상 숫자로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그래서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2021년 1월 4일부터 2025년 3월 7일까지의 나스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전체 거래일 수 1,048일의 누적수익률은 41.95%였다.

이 중 가장 좋았던 날 5일을 놓쳤다면 수익률은 12.97%였다.

10일을 놓쳤다면 수익률은 -4.85%였다.

30일을 놓쳤다면 수익률은 -47.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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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가능했던 1,048일 중에 좋았던 날 5일만 놓쳐도 수익률은 1/3보다 작아진다. 1,048일 중 단 5일. 비율로 따지면 0.48%에 불과한 날들이 전체 수익률의 3분의 2를 좌우한 셈이다. 마치 한 학기 내내 성실히 출석했지만 중간고사날 감기 걸려 결석한 학생의 성적표 같은 참담함이다.


이 숫자들을 바라보며 문득 인생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재면서,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을 굳이 만들어내며 포기했던 많은 순간들을 떠올려보니 그저 우직하게 밀고 나갔던 사람이 성과를 내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이다.


한 선배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열심히 노력하면 인생에서 진짜 기회가 3번은 온다. 문제는 그 기회가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야." 맞다. 시장의 대폭등일이 언제인지 미리 알 수 없듯, 인생의 결정적 순간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


지금 조금 힘들다고, 불편하다고, 도망가고 싶다고 해서 레이스를 중단한다면? 바로 그 '좋은 날'들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은 날에 시장에 있는 것'이듯, 인생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좋았던 날에 주식시장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인생에서의 좋은 날을 위해 인내하고 노력하고 때로는 '멍청한 당나귀'처럼 우직하게 나아갈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식을 팔지 말고 보유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는 똑똑한 충고를 무시하면서 멍청한 당나귀처럼 행동하라. 이것이 프레드 슈워드가 이미 50년 전에 투자자에게 한 충고이다. 그 충고는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다. -《피터린치의 투자이야기》, 153p


시장에 머물러라. 인생이라는 레이스에 머물러라. 그러면 반드시 얻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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