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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Milk May 27. 2023

<리뷰>The girls who dissapeared

클레어 더글라스(claire Douglas) - 사라진 소녀들


이 책을 처음 발견한 것은 광화문 교보문고의  영어 소설 섹션이었다. 약간 투박하면서도 책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특별할 것 없는 표지 디자인과,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도 일본 스릴러, 수사물을 즐겨 읽어왔기 때문에 음산하면서도 전달력 있는 책 표지와 제목에 이끌렸던 것 같다. 그렇게 책을 집어 들고 첫 페이지를 흞었을때, 이 책을 꼭 구매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 교보문고에서보다 조금 더 저렴한 혜택이 적용되는 플랫폼에서 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책을 구매한 것을 잊을 때쯤 책이 도착했다. 


첫 장부터 흡인력 있게 끌어들이는 저자의 문체와 배경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잘 짜이는 글의 구성 때문인지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프리랜서로 영어 교육을 제공하고 영어를 모국어인 한국보다 더 많이 사용하며, 계속해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음에도 처음 보는 단어와 표현들이 몇 개 보였다. 그리고 그 표현들은 정갈하고 현대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국인들이 실제로 쓰는 표현이나, 영국적 표현 그리고 전반적인 영어를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영어 공부를 하며 즐거움까지 잡을 수 있는 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리뷰를 써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던 것 같다. 또한, 많은 스릴러 장르에 속하는 이야기들이 마지막에 가서 예측 가능한 결말을 맞이한다거나,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이고 수많은 장치들 때문에 독자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만 클레어 더글라스의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짜임새 있게 흘러간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글쓰기의 핵심이자 큰 재능이 아닐까 싶었다. 영국적인 배경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글로 마주하며 내가 정말로 영국의 작은 시골마을의 숲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차가운 겨울 아침의 안개와 바람을 맞으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과거의 잘못된 선택과 그 선택이 현재에 영향을 끼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는 촉발제가 되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정의에 관한 메시지도 전달하기 때문에 다소 진부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기까지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영국 시골마을의 배경, 캐릭터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 


일본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양한 추리물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과 죽음과 삶이라는 과거부터 현재의 문학과 예술 작품의 중심이 되는 개념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일본의 문화 및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체와 번역의 문체 그리고 이야기 구성은 '살인'그리고'실종''범죄'와 같은 무서운 일들이 조금 더 무섭게 다가오고는 했다. 조금 더 차갑고 서늘한 느낌이랄까? 반면에 클레어의 이번 책은 조금 더 개개인의 관계와 개인의 역사 그리고 환경, 예기치 못한 사고(accident)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조금 더 휴머니즘 적인 면이 부각되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 여름엔 장마가 길다고 한다. 날도 무더울 것이고 장마 기간에는 눅눅하고 축축한 기분으로 실내에 머물러야 할 시간이 늘어날 것 같다. 그럴 때 젖은 날씨를 마음껏 느끼고 클레어 더글라스의 사라진 소녀들의 이야기를 경험하기를 바란다. 


**아직 번역본은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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