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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씨 May 25. 2016

흔들림을 바라보다.

다솜 방

"피드백 해줄 것도 없네요, 다음."


순간 나도모르게 눈물이 볼까지 가득 찼다. 며칠 내내 기획한 것이 3초 안에 없어져버리다니..멍을 때리다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밥을 먹겠다며 혼자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와중에 메뉴가 돈가스인 것을 보고 웃고, 생각보다 맛있어서 또 웃었다.


친한오빠에게 괜찮냐고 전화가 왔다. 꾸역꾸역 돈가스를 먹으며 "에이 뭐 앞으로 잘하면 되지" 라고 내뱉었다.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슬픔은 나누는게 아니다, 약한 모습 보이지 말아라' 등등의 말들이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슬픔을 말하지 않고 혼자 묵히게 되다니! 세번째로 웃었다.


퇴근 지옥철을 타며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왜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을까. 내 아이디어가 무시당해서? 아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부담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사실 입사 후 많은 축하 속에서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나에겐 너무 과분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왜 나를 선택했는지 의문이 들어 혼자 부담을 짊어지고 쪼그라져 있었다.


너무나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서, 평소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여서. 그래서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 좌절감이 배로 클 것 같은 부담이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릴까봐 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TOPCLASS 블로그 -박정민의 언희 -



이런 흔들림을 지켜보며 든 생각은 하나.

어쨌든 난 내가 하고 싶어했던 일을 지금 당장 롸잇나우 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런 좌절감도 부담감도 두려움도 당연히 짊어지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가장 중요)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나는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네번째로 웃었다. 혼자 묻고 혼자 답하고 뭘 하고 있는건지 참ㅋㅋ..


이 과정이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억지로라도 꾹꾹 눌러담는 연습을 계속 해나가야겠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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