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이데 교육의 달
교육의 달, 그 첫 번째
교육의 달 8월, 첫 번째 발표를 맡았다. 첫 번째에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지만 교육에 대한 엄청난 것을 해야 된다는 뭔지 모를 부담이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쉐어이데의 매력은 각자가 몰랐던 정보의 나눔도 있지만 생각의 나눔도 있기에, 그리고 난 후자를 더 좋아하기에 같이 치열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를 생각했다. 그리고 뻔할 수 있지만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요즘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꺼내보았다.
대학생이 되고 진로에 관한 강연을 정말 많이 들었다. 생각보다 청춘들을 위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이는 많았고, 이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학생들 또한 많았다. 그리고 4년동안 강연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한마디는 이것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
어떤 것을 하더라도 10년 이상을 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는데, 좋아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혹 그 일이 성공적이지 못했더라도 그동안 즐거웠으니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을 때 부딪칠 수 있는 몇 가지를 요즘 격하게 느끼고 있어 첫 번째 주제를 던졌다.
좋아하는 일 vs 잘할 수 있는 일
나는 방송을, 콘텐츠를, 창의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기회가 좋아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을 시작한지 1개월, 잘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거랑 내가 잘하는 거랑은 별개인 것 같아요” 라고 답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분야이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커지는데 나의 능력은 이를 따라오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칭찬을 좋아한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누군가가 내가 만든 것을 좋아해줄 때, 성취감을 느끼고 더욱 눈빛이 반짝인다. 이런 나에게는 좋아하는 일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만족감이 높아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일은 나를 위해 남겨두자"
일을 시작한지 4개월, 분명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데, 친한 언니에게 요즘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범인을 최근에 발견했는데, 바로 ‘취미의 파괴, 휴식의 파괴’ 였다.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요즘 사람들이 휴식을 할 때에도 ‘불안시스템’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 ‘어디를 가서 쉬고야 말거야’ , ‘운동은 주3회 땀을 흘릴 정도로 해야 해’ 등 휴식을 할 때에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영상은, SNS는 정말 소중한 취미생활이었다. 하루의 이슈를 되돌아보고, 다른 영상콘텐츠들을 보며 감탄하고, 공유하는 일은 그저 계산되지 않은 나만의 휴식이었다. 그런데 이것들이 일이 되면서 모든 것을 계산적으로, 계획적으로 바라보게 되어 더 이상 휴식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
영상 속 남자는 자신의 13년 힙합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힙합이 자신만의 동굴이라고 소개한다. 자신만의 동굴에 들어가면 부담감과 압박감으로 가득 찬 현실이 차단되고 온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동굴은 영상이었다. 하루 종일 지치고 힘들어도 자기 전 몇 시간 동안 그날의 이슈를 살펴보고 예능과 드라마를 챙겨보며 치유하던 동굴이 일이 되면서 무너졌다. 그저 무너진 동굴을 붙잡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나는 또 다른 동굴을 찾아 나섰다.
천천히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자 다행히 나에게는 또 하나의 동굴이 있었다. 7살 때부터 발레로 초딩시절을 보냈던 나는 무용으로 진로를 정했었다. 하지만 무용을 업이 아닌 취미로 삼으라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중학교때부터는 그저 지루한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 아이돌 춤을 따라하던 소녀가 되었다.
그 후 춤에 대한 나의 열정은 대외활동에서 춤선생님이 되어보는 것, 춤 프로그램과 영상을 공유해두고 멋있다는 듯이 바라보는 것으로 조금씩 표출되었었는데, 이 동굴영상을 보자마자 춤이란 것이 떠오른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철저히 나만을 위해, 나만의 동굴 속에서 자유롭기 위해 춤을 배우기로 결심하였고 몇 주가 지난 지금, 매우 훌륭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나의 고민에서 출발 되었기 때문에 모두에게 해당되는 고민은 아닐것이다. 좋아하는 일이 결국 잘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나 또한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열어두었다.
그저 이 시간을 통해 팍팍한 삶 속에서 정말 내가 좋아하는 한가지 만큼은 남겨두기를, 내가 지금 잘 쉬고 있었나 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동굴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