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빅테크들이 일제히 주가 하락 폭탄을 맞았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로 불리는 7대 테크기업의 시가 총액이 대거 증발했다. AI 열풍에 따른 호재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건강한 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M7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를 일컫는 말이다. 동명의 서부영화에서 따온 개념은 2022년 겨울부터 시작한 AI 열풍으로 더 유명해졌다. M7은 열풍의 열기를 반영하듯 나스닥 주가를 이끌었지만 만 2년이 되지 않아 위기론에 봉착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니 정말 문제가 생긴게 맞는걸까. 주가가 모든 걸 반영하는 건 아니지만 잠재력의 바로미터인 것은 사실. 이번 사태가 시사하는 바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뉴욕증시는 비명을 질렀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12.33%)는 물론이거니와 ▲엔비디아(-6.8%) ▲메타(-5.61%) ▲알파벳(-5.04%)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닷컴(-2.99%) ▲애플(-2.88%) 등 M7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나스닥은 전일보다 3.6%대가 떨어진 1만7342.41, S&P 500은 2.3% 내린 5427.13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2022년 가을 이후 최대의 낙폭이라는 전언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 기업의 상승세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모두 AI나 클라우드, 전기차 같은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미 성장할 만큼 성장해 고인물 이미지가 있지만, 그만큼 펀더멘털이 안정적이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돌아보면 이때까지 보지 못했던 약점들이 눈에 띈다. 테슬라와 애플은 실적이 부진했고, 엔비디아는 인텔과 삼성 같은 경쟁자들의 도전, 확실히 AI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메타, 생성AI 바드가 연일 사고를 내는 구글, 챗GPT의 신선함이 떨어진 마이크로소프트, AWS 외에 확실한 킬러콘텐츠가 없는 아마존 등 찾으려고만 하면 악재야 여러가지였다.
이들의 미래는
언급한대로 M7의 약진은 AI가 일등공신이다. 챗GPT가 뜨니 마이크로소프트가 떴고, AI 모델이 각광받으니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떴다. 나머지 기업들도 형태야 조금 다르지만 AI와 접점을 둔 만큼 AI 산업 열매의 크기가 이들의 파티에는 필수 먹거리였다.
살펴봐야 할 건 과연 이 열매에 얼마나 '비료'가 필요하느냐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AI만 봐도 그렇다. 모델을 제대로 만들려면 수많은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를 더 넓혀야 하고 학습데이터도 구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상승 릴레이가 가장 컸던 것도 이 학습에 꼭 필요한 GPU를 만들어서였다. 하지만 비료값. 즉 비용 부담에 지친 기업들이 대체재에 눈을 돌리니 엔비디아의 상승세도 예전만 못할 수 밖에. 아마존도 AWS 외에 새로운 AI 성장동력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알파벳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는 AI 기술 개발을 위해 지출을 늘려야 하고, 테슬라는 AI와 전기차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AI가 완전자율주행 구현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아직 로보택시의 출시가 멀었고, xAI(머스크가 설립한 AI회사)의 수익성도 증명된 바가 없다.
일단 하락세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번주 장마감일인 26일 나스닥 지수는 1.03% 뛴 1만7357.88, S&P 500 지수는 1.11% 오른 5459.10으로 마감했다. 급락 뒤에는 약간의 상승에 반색하기는 이르지만 이번주 줄줄이 예고된 나머지 M7의 실적발표가 앞으로의 AI 2차전을 살펴볼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