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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unset Oct 10. 2023

나에게 브런치란?

비밀의 화원


잘 써진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이 저릿한다.


아, 쓰고 싶다.


몇 글자 쓰다가 허공을 맴도는 생각들에 멈추고 말지만 언제나 그렇게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마음을 잔잔하게 흔들어 놓는 그 기분 좋은 자극, 기억속에 남아있는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울림이 남아 하루종일 가슴이 먹먹하거나 때로 괜스레 신이 나는 설렘으로 채우는 시간, 비트가 딱딱 맞는 인기가요들만큼이나 자꾸만 다시 보고 싶어지는 글귀들.

내가 그렇듯, 그렇게 나도 누군가에게 글을 통해 잊혀진 감성을 깨우고 두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인가? 일기장에 쓱 써 놓고 나만 봐도 될 글들을 굳이 타인에게 내 보이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 관종인가, 싶기도 했다. 간간히 나의 글에 ‘기분 좋다, 생각에 잠긴다, 나도 그래, 마음이 뭉클해졌다’ 등등의 타인의 의견을 읽으면 고맙고 기뻤다. 진심으로 그저 그 정도의 공감이면 나는 충분하다. 내가 꼽는 제일 좋아하는 말은 ‘두고 두고 다시 읽고 싶어진다’ 라는 말이다.


 글로 소통하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글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글 쓰고 싶어서 모이는 그런 곳.


 그렇게 브런치를 찾아왔다가, 내버려두었다가, 정말 오랜만에 임시 저장된 나의 글을 불러오면서 놀라고 말았다. 우습게도, 어설프게 쓴 나의 옛 글이 옛 친구를 마주한 것 마냥 설레고 반갑고 어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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