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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운 Mar 06. 2024

결혼이 궁금한 친구들에게

수다의 시작


나는 20대다. 얼마 전에 바뀌었다는 만 나이로도, 익숙한 한국식 나이로도. 그리고 난 엄마다. 첫째 아들 같은 남편과, 일곱 살, 세 살 된 아이들과 살고 있다.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만났다 하면 ‘결혼’이라는 주제가 단연 인기 화제다. 친구들 중 가장 먼저 결혼하고 가장 먼저 아이도 낳은 나는, 기자회견 방불케 하는 질문 세례를 받는다. 내가 결혼한 이래로 몇 년째 우리는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 기억들을 정돈해서 거기에 더 하고 싶었던 말까지 곁들여 글로 엮어보려고 한다.



장성한 자식이 있을 만큼 오랜 세월을 보낸 부부나 함께 노후를 맞이한 부부라면 더 아름답고 지혜로운 이야기를 해주실 수도 있지만, 나는 눈앞의 벅찬 현실을 털어놓고 당장의 만족이나 불만족을 이야기할 뿐일 것이다. 그렇지만 난 친구들의 가까운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삶이기에 (나처럼 살게 될 거라는 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삶 그 자체를 봤을 때) 가까워서 더 들어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미혼, 비혼이신 분들에게 함부로 결혼을 해라 마라 충고 같은 것을 할 생각은 아니다. 앞으로 써 올릴 글들은 단지 나의 경험담이고, ‘내 인생’에 기반한 ‘내 생각’이므로 수억 수천 가지의 인생 중 단 하나의 작은 사례다. 대단치는 않은 이야기지만 소중한 독서 시간을 할애하여 이 글을 찾아주셨다면 조금이나마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매거진의 글들이, 읽는 분들로 하여금 그분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그려나가는 데 있어 더 나은 길을 모색하거나, 각오를 다지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징검다리 건너기처럼 때론 앞서간 사람의 한 발자국을 보고 그 길로 갈지 말지를 정할 수도 있는 거니까. 게임과 현실에 차이가 있다면, 현실에서 떨어진 사람은 죽지 않고 밑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거, 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람은 건널 수도 있고 뒤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거, 나는 결혼이라는 분야에선 앞서가던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만 떨어졌다고 해서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가 있겠다.



내가 미혼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글이기에 미혼을 타기팅(타겟팅) 해서 제목을 정했지만 기혼자분들도, 기혼도 미혼도 아닌 분들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 혹여 내가 ‘미혼’을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는 사람만을 지칭한 것에 있어, 미혼인 채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분들이 보시고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나의 지인 중에는 미혼모인 분도 있고, 난 그분들을 매우 존경하는 바이고, 늘 기억하고 있으니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결혼을 궁금해하는 나의 미혼인 친구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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