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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 May 13. 2024

나는 재밌었는데?

<혹성탈출 4:새로운 시대>

긴 시간들을 흘려보내야 다음 내용을 알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영화가 제작되고 개봉하는데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영화들 말이다.

어릴 적 친구들이랑 입소문에 기대 가득 품고 쪼르르- 앉아 봤던 <반지의 제왕>은 며칠을 영화 이야기로 밤새 수다를 나눌 수 있을 만큼의 재미였었다. 그렇게 다음 편이 나오면 또다시 쪼르르- 몰려가 영화를 보고 즐거워했었다.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씁쓸함은 모르던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 적어도 시간이 지난 과거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그날의 하루가 즐거웠던 그 순간만큼 진심이었고 강렬했던 때. 영화가 한 편 한 편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이에 나는 내 인생을 이어 어쩌다 지금이 된 것인지. 보고 싶다 못해 사무치게 그리운 어린 시절.





<반지의 제왕><아바타><어벤져스> 그리고 

<혹성탈출 4: 새로운 시대> 中


<혹성탈출>


시간의 터널을 지나 잊을만하니 개봉하는 영화. 분명 재미있게 봐왔던 영화인건 맞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성이 헷갈리는 정도의 가물가물함. 이름은 알기에 부르기에는 문제없고 적당히 맺어진 친밀감 덕에 인사 후 몇 마디 더 근황을 물어볼 수 있는 정도의 사이?


그렇게 7년 만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잘 지냈니? 혹성탈출! 근데 너 성이 뭐더라...? 

4 (포...)

<혹성탈출 4:새로운 시대>로 개봉한 이번 영화는 OTT(디즈니+)를 통해 전작을 복습하며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아참- 영화의 내용이나 결말이 있는 스포성 글은 아니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저 혼자 느낀 점만 적을 뿐. (갑자기 반존대?)


보고 나서 알았다. 생각보다 별로였던 사람들의 리뷰들을. 허나 그 리뷰들이 나의 감상점수에 크게 영향이 끼치진 않았다. 보는 내내 나는 너무 흥미롭고 재밌었기에.


<혹성탈출 4:새로운 시대> 中


이마 맞대고 영화랑 생각을 교감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영화 안에서 주는 다양한 메시지들이나 장면들은 빗속을 뚫고 영화관을 찾아간 발걸음이 뿌듯할 정도였으니. 그럼 말 다 한 거 아닐까?


인간이란 무엇일까?부터 우리가 존재하는 지구의 미래 모습까지 그려보는 상상을 하다 보면 한 편의 영화가 주는 다양한 느낀 점들이 잠들고 꿈에서 눈뜨기 전까지 그 여운들로 가득한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기까지 종종 회자되겠지. 말로도, 생각으로도.


<혹성탈출 4: 새로운 시대 中>


그럼에도 적어서 기록하려는 건, 글쓰기를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단순한 까닭. 영화의 줄거리나 결말이 없으니 편하게 쓰고 읽어 내려가는 나의 손가락과 눈에는 저번 주말 더할 나위 없이 재밌는 영화 한 편으로 기억 남았다. 날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영화의 평점이 무색할 만큼 고정되어 있는 나의 평점에는 혹여 누군가 물어본다면 당차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재밌던데?


그리고 상대가 혹시나 공감한다면 시작되겠지. 주절주절 영화 이야기와 함께 확장되어 가는  같은 서로의 삶 이야기를. 아무리 재밌다 한들 우리의 인생보다야 재밌겠냐만은 오늘 우리의 공감의 시작은 혹성탈출이었으니 가열차고 재미있게 떠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나. 



<혹성탈출 5>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그 사이 몇 차례는 또 보겠지.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어도 문득 채널을 돌리다 영화채널에 나오면 볼 테고, 또 몇 년이 지났는지 뒤돌아보겠지. 

하염없이 기다린다기보단, 잊을만하면 알아서 찾아올 테니 그저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수밖에. 그리고 찾아오면 또 물어보겠지.


"성이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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