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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l 22. 2022

한 뼘 동화 12

지렁이 꿈틀

계속되는 가뭄에 은 점점 메말라 갔어요.

지렁이는 조금이라도 더 촉촉한 땅을 찾기 위해 더 밑으로 땅을 파 내려갔어요.

그러다 개미들을 만났어요.

"이러다 메말라 죽을 거야. 더 밑으로 내려가야 해!"

하지만 개미들은 웃음을 쳤어요.

"그럴 리 없어."

개미들은 지렁이와 다르게 땅 위로 올라가는 길을 팠어요.

지렁이는 혀를 끌끌 차며 더 깊은 땅속으로 들어갔어요.

이번에는 매미 유충을 만났어요.

"절대로 위로 올라가면 안 돼! 땅이 메말라서 나무들도 시들었거든."

하지만 매미 유충은 고개를 저었어요.

"7년이나 땅속에 있었는데 지금 못 나가면 빛도 못 볼 거예요."

매미 유충은 땅 위로 기어서 올라갔어요.

"에휴, 저러다 죽으면 어쩌려고."

지렁이는 혀를 끌끌 차며 더 깊은 땅속으로 들어갔어요.

한참 땅을 파 내려가자 마침내 촉촉하고 부드러운 흙을 만났어요. 지렁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이렇게 안전한 땅속이 있는데 왜 못 나가서 난리람."

지렁이는 오래도록 깊고 어두운 땅속에 살았답니다.


땅 위 세상에 시원한 비가 내리는 줄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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