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이에겐 비밀이 있다.
그건 바로 종이 먹기!
우영이가 돌도 되기 전 모든 감각이 입에 있을 때 우연히 종이를 맛본 게 시작이었다.
종이는 종류에 따라 씹는 질감과 맛이 달랐다. 그건 우영이만 느끼는 감각이었다.
우영이는 종이를 정말 사랑했고 자신의 취미를 뿌듯해했다.
세계 종이 먹기 대회가 있다면 1등 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건 절대 비밀이다.
엄마는 처음으로 우영이가 종이 먹는 모습을 발견하고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병원에 데려갔다.
"절대 종이는 안됩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도 종이 먹는 걸 멈추지 않자 이번에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그럴 수 있어요."
엄마는 그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우영이는 건강이 나쁘거나 마음이 불안하지 않았지만 종이 먹는 걸 들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도 없을 때만 몰래 종이를 먹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면서 우영이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교과서 때문이었다. 교과서는 정말 기가 막히게 맛이 좋았다.
과목별로 다양한 맛이 느껴졌는데 그중 국어책은 그 어떤 종이보다 맛이 있었다.
우영이는 수업을 받을 때마다 책을 먹고 싶은 욕구를 꾹 참아내며 침을 삼켰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국어 조별 숙제를 내주었다. 우영이네 조는 서린이, 한별이, 무율이까지 총 4명이었다.
우영이는 속상했다.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안 붙었기 때문이다.
그건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넷은 핑계를 대며 잘 모이지 않았다. 숙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우영이가 말을 꺼냈다.
"이따가 수업 끝나고 모이자!"
다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우영이가 빈 교실에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친구들이 오지 않았다. 포기하고 국어책을 가방에 넣으려는데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우영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국어책 한 부분을 찢어 입에 넣었다.
그때였다.
"김우영! 너 뭐 먹은 거야?"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한별이가 놀란 표정으로 우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