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a Kim Aug 31. 2022

1. '우울' 가장 덩치 큰 너란 놈부터

너 정말 나를 좋아하는구나?


내 마음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어두운 감정 8가지 카테고리를 각각 타파하는 키워드부터 나열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마음속 골방에 골(Goal)을 설치하자!

그중 가장 거지 같은 헤비급 '우울'부터 파 보자.


우울감이 들 때 따라오는 감정들과 우울을 다스리기 위한 회복 키워드 ​

어릴 때부터 엄마는 입에서 발설되는 3가지를 금기시켰다. '한숨, 짜증 나, 죽겠다'.

반복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내일의 나를 그러한 현실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마의 지론이 타인을 통해 증명된 경험이 나타났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결승전에서 박상영 선수13:9까지 격차가 벌어지며 열세에 몰렸다. 해설자는 4점의 점수 차에서 역전 우승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었다.


그때 다음 라운드에 오르기 직전 그의 혼잣말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할 수 있다'를 나직이 말했던 것. 그는 기적을 온몸으로 증명하듯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람이 쓰는 말에는 습관과 태도가 묻어난다.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상품에서 가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매년 일어난다고 한다. 그들의 공통점을 사람들에게 물으면 하나같이 "물이 부족해서"라고 답한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사망자의 가방 속 물통에는 대부분 물이 남아있다고 한다. 지금은 물을 마셔야 하는 시점인데 너무 나중을 생각해서 참고 또 참아서라고 했다.



이미 우울이라는 행성에 살고 있어 반복되는 우울로 인해 '영원히 잠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전에 얼른 물을 마셔서 회복탄력성을 복구해야 한다. 또한 너무 나중을 대비하거나 너무 먼 미래를 그려보지 말아야 한다.


뇌는 '강도'보다 '빈도'를 더 기억한다.
우리 뇌는 '얼마나 강력한가' 보다 '얼마나 자주 경험했는가'를 더 각인한다. 행복은 거대한 것이 아니라 매일 먹는 끼니처럼 작게 자주 만나야 한다. 일상의 작은 루틴은 우울을 삭제하고 잦은 쾌로 행복을 충전하는 최소한의 ''이 될 수 있다.



자신이 무능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우울감은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 오고, 우울감이 막혔던 때는 자신감과 유능감이 충만할 때였다. 그렇다고 완벽주의를 목표하면 안 된다. 사람의 성취나 과업에서 애초에 '완벽'이란 경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바꿔 말하면 아주 작은 실수조차도 용납하지 못 하실패에 대한 강박적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해낼 수 있다는 태도가 중요하고 이것은 자아 유능감을 축적해 우울을 달래는 강력한 초기의 무기가 된다. 



반복적인 행동은 습관을 만든다.
청소, 설거지, 빨래, 샤워, 정리, 쓰레기 버리기 등의 반복된 일상 행동은 우울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정신건강의학의 말이 깊은 우울증 환자들은 침대로부터 일어나기가 그 시작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했다. 



단 한 잔의 커피로 기분 전환이 되니

'작은 일상'이란 굉장한 힘을 지닌 모양이다.
-모리사와 아키오 <여섯 잔의 칵테일>



아주 오래전 대학 졸업 직후, 첫 취업에 실패하고 우울에 휘말린 내 등에 대고 엄마는 매일같이 말했다.

"일어나서 머리만이라도 좀 감아라!

사람이 머리만 감아도 얼마나 시원하다고!"

세상 다 산 패배자처럼 찌그러져 있다가 엄마에게 등 떠밀려 머리를 감았다. 생애 첫 경험도 아닌데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이 일었다. 비록 단 5분의 감정에 불과했지만 이건 분명 뜻밖이었다.

우울 탑재와 우울 타파는 그렇게 동시간에 머물렀다.

작가의 이전글 은근슬쩍 들러붙는 또 '너'란 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